폴란드 잠수함 사업, 스웨덴에 고배…K-방산의 유럽 진출 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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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27일 오후 2:18

발행: 2025년 11월 27일 오전 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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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가 14조 원 규모 잠수함 사업에서 스웨덴 사브를 선정하며 한국 기업은 수주에 실패했다. 스웨덴은 발트해 최적화 잠수함과 함께 현지 투자·무기 구매 등 종합 협력 패키지로 승리했고, 한국은 납기 문제와 유럽 안보 네트워크 진입 장벽을 극복하지 못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한국 방산은 캐나다 60조 원 규모 차기 사업에 보다 종합적인 전략으로 재도전할 예정이다.

유럽 안보 네트워크의 벽

폴란드 정부가 14조 5천억 원 규모의 차세대 잠수함 사업 '오르카 프로젝트'의 최종 사업자로 스웨덴 방산업체 사브를 선정했습니다. 한국의 한화오션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에도 불구하고 치열한 경쟁 끝에 수주에 실패했는데요, 이번 결정은 유럽 방산 시장의 높은 진입 장벽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폴란드 국방장관은 선정 이유로 "납기, 가격, 발트해 작전 능력 등 모든 측면에서 스웨덴의 제안이 가장 우수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스웨덴은 A26 블레킹급 잠수함 공급에 그치지 않고 폴란드 조선소 투자, 현지 무기 구매, 훈련용 잠수함 임시 제공 등 종합적인 협력 패키지를 제시하며 폴란드를 설득했습니다.

발트해에 최적화된 전략적 선택

스웨덴 사브가 제안한 A26 블레킹급은 '세계 최초 5세대 잠수함'으로 불리며, 발트해의 얕고 복잡한 해양 환경에 특화된 설계가 특징입니다. 스털링 엔진 기반의 공기불요추진(AIP) 시스템으로 최대 18일 이상 잠항이 가능하고, X자형 타와 경사형 세일 구조로 정숙성과 기동성을 동시에 확보했습니다.

이러한 기술적 우위보다 더 중요한 것은 지역적 안보 네트워크였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발트해 지역의 안보 중요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폴란드는 유럽 내 방산 협력 체계를 더욱 중요하게 여기게 되었습니다. 스웨덴의 나토 가입과 더불어 발트해를 둘러싼 새로운 안보 구조 구축이 본격화되는 상황에서, 같은 지역의 동맹국과의 협력이 더욱 의미를 갖게 된 것입니다.

한국의 적극적 어프로치와 한계

한국 정부와 한화오션은 이번 수주를 위해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강훈식 대통령 비서실장을 특사로 파견하는 등 고위급 외교를 전개했고, 한국 해군의 첫 잠수함인 장보고함을 무상 양도하는 파격적인 제안까지 준비했습니다. KSS-Ⅲ 배치-II 잠수함의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도 충분히 어필할 만했는데요.

그러나 한국의 가장 큰 약점은 납기와 지역 연계성이었습니다. 한국의 제안함은 아직 국내에서 건조 중인 모델이라 수출용으로 추가 건조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했고, 유럽의 '바이 유러피언(Buy European)' 정서 속에서 지역 내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스웨덴은 폴란드산 피오룬 휴대용 대공미사일 추가 구매와 구조함 구매 등을 약속하며 상호협력의 틀을 제시한 반면, 한국의 제안은 상대적으로 단순한 무기 공급에 머물렀습니다.

다음 기회를 위한 교훈

이번 폴란드 사업 탈락은 한국 방산 수출에 중요한 교훈을 남겼습니다. 단순한 가격과 성능 경쟁력을 넘어 구매국의 지역적 이해관계와 산업 협력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기술 이전과 현지 산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종합적인 솔루션이 더욱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한화오션은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이미 다음 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최대 60조 원 규모의 캐나다 초계잠수함 사업(CPSP)이 바로 그 대상인데요, 캐나다 총리와 산업부 장관의 최근 한화오션 방문이 긍정적인 신호로 읽히고 있습니다. 캐나다 사업에서는 광물 수출 협력과 자동차 분야 현지 투자 등 절충교역까지 검토하며 보다 종합적인 접근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유럽 방산 시장에서의 첫 번째 도전이 실패로 끝났지만, 이번 경험은 한국 방산이 글로벌 시장에서 더욱 성장하는 데 필요한 소중한 교훈이 될 것입니다. 국제 방산 시장에서의 경쟁은 단순한 기술 경쟁을 넘어 외교, 산업 협력, 지역 이해관계 등 다각적인 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만큼, 앞으로 더욱 정교한 전략이 필요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