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인사제 확대, 어떤 내용인가
정부는 장윤기 사건 이후 경찰 내 연고지 유착을 차단하기 위해 '순환인사제 전면 도입'을 골자로 하는 쇄신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기존에는 총경급 이상에 한해 1년 단위로 근무지가 이동했지만, 실제 수사를 담당하는 경정, 경감, 경위 등 실무자급에는 강제 순환 규정이 없어 5년 이상 같은 지역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이번 대책으로 실무자급까지 순환 대상을 넓히고 발령 주기를 단축하기로 한 것입니다.
이와 함께 사건 관계인이 수사관서 소속 경찰관의 배우자나 직계존비속일 경우 즉시 상부에 보고하도록 하는 '상피제'도 의무화되었습니다. 세부 기준은 '경찰 수사 신뢰 제고 TF'에서 논의해 10월까지 정비할 계획입니다.
경찰 내부에서 쏟아지는 반발
하지만 현장의 반응은 냉담합니다. 전국경찰직장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단일 사건을 근거로 조직 전체를 잠재적 비리 집단으로 규정하는 것은 '보여주기식 정책'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순경 공채 출신 경찰관들은 지역 근무를 전제로 입직했기에 타 지역 발령 시 가족과의 분거와 주거비 증가 등 심각한 생활상 불편을 겪게 된다고 토로했습니다.
이 밖에도 잦은 순환 근무가 저출산과 이혼을 장려한다는 자조 섞인 반응이 내부 게시판에 잇따랐습니다. 현장 간부들은 무능한 지휘관이 그대로 남아 있으면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인력 교체보다 견제 기능 강화가 본질적 해법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빈대 잡으려다 초가삼간을 태우는 꼴'이라는 비판도 제기되었습니다.
외부 견제 장치와 남은 과제
정부는 내부 자정과 함께 외부 통제 장치도 마련했습니다. 국가경찰위원회 산하에 민간 조사관 100여 명 규모의 '경찰 수사 인권·감찰 조사기구'를 신설해 부실·불공정 수사를 조사하게 했습니다. 또한 10월 출범 예정인 공소청 검사가 보완수사를 요구하다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되면 수사팀이나 경찰서 변경을 요청할 수 있도록 형사소송법 개정도 추진하기로 했습니다.
전문가들은 제도적 방향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질적인 권리구제 체계가 병행되어야 실효성을 거둘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윤호 동국대 교수는 지역만 바꾼다고 유착이 사라지지 않으며 수사 네트워크를 파괴하는 탁상행정일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결국 제도의 취지와 현장 수용성 사이의 균형을 어떻게 잡느냐가 향후 핵심 과제로 남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