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산 아파트 방화 참사…"관리비 갈등" 7년 불만이 비극으로 번지다

n연서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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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25일 오후 2:02

발행: 2026년 7월 25일 오전 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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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경산 아파트 관리사무소 방화로 50대 여성이 사망하고 8명이 다쳤습니다. 71세 피의자는 CCTV 문제로 말다툼을 벌이다 범행을 저질렀는데, 과거부터 관리비 내역으로 갈등을 빚어온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전국 공동주택 관리비는 연 30조 원 규모로 성장했고, 투명성 문제가 사회적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살려달라" 울렸던 그날 아침

2026년 7월 23일 오전 8시가 넘은 시점이었습니다. 경북 경산시 사동의 한 아파트 관리사무소에서 폭발과 함께 불길이 솟아올랐는데요. 현장에 있던 관리인과 주민들은 급히 대피하며 도움을 요청했습니다. 이 방화로 총 8명이 화상을 입었고, 그중 50대 여성 주민 한 명은 전신에 심한 화상을 입은 채 다음 날인 24일 오전 끝내 숨졌습니다.

안타깝게도 이 여성은 단순히 관리사무소 CCTV 전원이 뽑혔다는 이야기를 듣고 확인하러 왔다가 참변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빈소에는 깊은 슬픔이 내려앉았고, 유족들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오는 27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확인할 예정입니다.

경찰 신고 말에 꺼내든 시너

범행을 저지른 건 71세 유 모 씨입니다. 그는 사건 당일 관리사무소 CCTV 전원 문제를 두고 주민들과 언성을 높이고 있었는데요. 대화 중 주민들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말하자, 유 씨는 지하실로 내려가 시너를 가져와 관리사무소 바닥에 뿌리고 라이터로 점화했습니다. 사용된 시너는 외벽 도색용으로 보관 중이던 물건이었고, 유 씨는 과거 비상대책위원장 활동 당시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되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갑작스러운 범행처럼 보였지만, 사실 유 씨와 주민들 사이의 갈등은 상당 기간 쌓여 있었습니다. 그는 약 7~8년 전부터 관리비 내역 등을 이유로 입주자대표회와 지속적으로 다투어왔고, 최근 8개월 사이에만 세 차례나 경찰에 신고될 정도로 소란을 일으켰습니다. 사건 전날까지도 주민 대표와 말다툼이 이어졌고, 입주민 대표가 유 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직후인 다음 날 아침 범행이 터져 나왔습니다.

범행 직후 유 씨는 전신 화상을 입은 채 귀가했다가 다시 흉기를 들고 나와 주변을 위협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현재 그는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경찰의 대면 조사는 이루어지지 못한 상태입니다. 경찰은 유 씨의 주거지와 차량을 압수수색하고 혐의를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으로 변경한 뒤, 건강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체포영장을 집행할 방침입니다.

30조 관리비를 둘러싼 골육상쟁

이번 참사는 단순히 한 아파트에서 일어난 개인의 범죄로만 볼 수 없는 측면이 있습니다. 전국 공동주택 관리비는 연간 약 30조 원 규모로 성장했고, 이는 대기업 못지않은 거대한 시장입니다. 하지만 관리비 집행 과정의 투명성 문제는 곳곳에서 시빗거리가 되어왔는데요. 서울 반포의 한 아파트에서는 커뮤니티 센터 수건 세탁비 등 소모품 지출을 두고 입주민들이 찬반 투표를 벌이기도 했습니다.

최근에는 관리비 비리를 다룬 드라마까지 방영되며 사회적 논란이 커졌습니다. 이런 가운데 안태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모든 공동주택의 외부 회계 감사 의무화와 비리 책임자 자격 취소를 담은 공동주택관리법 개정안을 발의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도 관리비 과다 징수를 불법으로 규정하고 내역 공개를 강조하며 제도 개선 의지를 밝혔습니다.

경산의 비극은 단순한 방화 사건을 넘어, 공동주택 관리를 둘러싼 구조적 갈등과 불신이 어디까지 악화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사건입니다. 사건 현장에서는 상담사들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주민들을 돌보고 있고, 일부 주민들은 환청과 불면증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참사의 원인과 책임이 명확히 규명되는 것만이 유족과 지역 주민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첫걸음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