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담에 강남권 주춤, 강북은 상승폭 키워
정부가 지난 8월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의 여파가 서울 아파트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8월 둘째 주 동향을 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지수는 0.21% 상승에 그쳐 전주보다 오름폭이 줄었는데요. 이런 전체적인 둔화 속에서도 지역별로는 뚜렷한 온도 차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강남구와 서초구가 대표적입니다. 강남구는 0.02% 하락하며 14주 만에, 서초구는 0.04% 하락하며 16주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습니다. 반면 강북구(0.40%), 관악구(0.34%), 은평구(0.28%), 강서구(0.23%) 등 중저가 지역은 오히려 상승폭을 키우며 강세를 이어갔습니다. 결국 세제개편의 타깃이 된 고가 주택 밀집 지역과 그 영향이 적은 지역 사이의 가격 흐름이 완전히 엇갈리고 있는 겁니다.
호가 낮춘 급매물 속출, 매수자는 관망
세제개편안은 시가 32억원을 초과하는 주택의 종합부동산세를 높이고,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에 10억원 한도를 설정했습니다. 이 영향으로 초고가 주택 보유자들의 매물이 늘어나면서 호가가 크게 낮아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강남구 압구정현대 전용 198㎡ 매물은 119억원에서 92억원으로 떨어졌고, 서초구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전용 84㎡ 저층 매물도 63억원에서 56억원으로 하락했습니다.
부동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세제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아파트 매물은 6만1,271건에서 6만4,082건으로 4.5% 증가했습니다. 하지만 매수자들은 더 낮은 가격을 기대하며 지켜보는 분위기여서 실제 거래는 쉽게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강남권에서는 매물은 늘었지만 매수 심리가 위축되면서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진 상황입니다.
전세도 강남 약세, 지역별 온도차 심화
매매 시장의 흐름은 전세 시장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서울 아파트 전세가격은 0.20%에서 0.25% 상승하며 전반적인 강세를 유지했지만, 강남구는 18주 만에 0.03% 하락하며 보합에서 약세로 전환했습니다. 반면 성북구(0.40%), 노원구(0.62%), 금천구(0.38%) 등 강북 및 중저가 지역은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 함영진 랩장은 강남권이 세제개편 이슈로 일시적으로 주춤한 반면, 강북권은 전세 매물 부족과 월세화 현상에 따른 내 집 마련 수요 이동으로 꾸준한 가격 상승세를 보인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향후에도 서울 핵심 지역의 공급 부족 현상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여, 지역별 가격 양극화는 쉽게 해소되지 않을 전망입니다.
전체적으로 이번 세제개편은 고가 주택 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면서 서울 부동산 양극화를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강남권의 조정이 단기적 반응인지, 아니면 중장기 추세로 자리 잡을지는 향후 매물 흐름과 정부 정책의 방향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