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가 관리하는 '치매머니' 172조 원, 4월부터 공공신탁 제도 시행

서아K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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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2일 오후 7:16

발행: 2026년 2월 12일 오후 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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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4월부터 치매 환자의 자산을 국가가 관리하는 ‘치매 공공신탁’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다. 약 172조 원에 달하는 ‘치매머니’를 보호하고, 공공 후견인 지원 확대, 치매 관리 주치의 전국 확대 등 포괄적인 지원 체계를 마련해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완화한다는 계획이다. 2050년 치매 환자 226만 명 시대에 대비한 종합적인 대응책이다.

국가가 치매 환자의 지갑을 지킨다

치매를 앓는 고령층의 자산을 국가가 직접 관리하는 '치매 공공신탁' 서비스가 올해 4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됩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제5차 치매관리종합계획(2026~2030)'의 핵심 사업 중 하나인데요, 재산 관리가 어려운 치매 환자와 경도인지장애 진단자를 위해 마련된 제도입니다. 국민연금공단이 신탁 계약을 통해 자산을 관리하고, 환자의 일상생활에 필요한 물품이나 서비스 구매에 필요한 금액을 지출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될 예정입니다.

이번 제도가 주목받는 이유는 관리 대상 자산 규모가 약 172조 원에 달한다는 점입니다. 지난해 말 기준 65세 이상 치매 노인이 보유한 금융자산과 부동산을 합친 '치매머니' 규모인데, 환자 본인이 스스로 관리하기 어려워 가족이나 돌봄 인력에 의한 재산 탈취 사고가 빈번히 발생해 왔습니다. 정부는 우선 기초연금 수급자 중 재산 관리에 어려움이 있거나 위험이 예상되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을 시작해 750명에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2030년까지 1,900명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환자와 가족의 돌봄 부담을 덜어준다

공공신탁 제도와 함께 치매 환자와 그 가족을 위한 지원 체계도 대폭 강화됩니다. 먼저 치매 환자의 법적 의사결정을 돕는 '공공 후견인' 지원이 확대됩니다. 현재 300명 수준인 지원 인력을 2030년까지 1,900명으로 늘려, 가족이 없거나 의사소통이 어려운 환자들이 사회적 권리를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합니다. 이를 통해 치매가 있다고 해서 사회에서 소외되지 않고 일상을 누릴 권리가 보장되는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게 정부의 설명입니다.

가족 돌봄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조치도 마련됐습니다. 장시간 돌봄이 필요한 환자들을 위해 주야간 보호시설 이용 한도를 상향하고, 치매안심센터 내 치매환자쉼터와의 중복 이용도 허용합니다. 또한 오랜 시간 돌봄 경험을 가진 보호자가 다른 보호자에게 조언을 해주는 '멘토-멘티' 형태의 노인 일자리를 신설해 경제적 지원과 정서적 교류를 동시에 지원할 계획입니다. 치매 환자의 낮은 삶의 질을 개선하고 보호자의 소진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조기 발견부터 장기 관리까지 체계를 잡는다

정책의 또 다른 축은 치매의 조기 발견과 지속적인 관리를 위한 인프라 확충입니다. 치매안심센터에서 사용할 자체 진단검사 도구를 개발해 보급하고, 검진 체계 자체를 개편할 예정입니다. 특히 2024년 도입된 '치매 관리 주치의' 제도를 2028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해 지역사회에서 지속적이고 전문적인 관리를 받을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합니다. 이런 조기 대응이 중요한 이유는 2050년이면 치매 환자가 226만 명까지 늘어나고, '치매머니' 규모도 현재의 약 3배인 488조 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입니다.

더불어 치매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예방하기 위한 장치도 도입됩니다. 치매 의심 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운전능력진단시스템'을 VR 장비 등을 활용해 구축하고, 배회나 공격성 같은 행동심리증상이 심한 환자를 위한 전문 치료 기관인 '치매안심병원'을 현재 25곳에서 2030년까지 50곳으로 확충합니다. 정부는 이번 종합계획을 통해 치매가 단순한 개인이나 가족의 문제가 아닌, 국가가 함께 해결해야 할 사회적 과제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초고령사회를 앞둔 만큼,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방식을 체계적으로 준비하는 작업이 본격화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