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벽 넘지 못하면 관리종목으로
8월 12일을 기점으로 국내 증시의 동전주 퇴출이 현실화되고 있습니다. 주가가 1000원 미만인 상태가 30거래일 연속 이어지면 관리종목으로 지정되는 새 기준이 적용되면서, 코스닥 38곳과 코스피 10곳 등 총 48개 상장사가 지정 우려 공시를 낸 상황입니다. 이들이 단 하루라도 주가를 회복하지 못하면 13일부터 무더기로 관리종목에 오르게 되는데요, 한번 지정되면 90거래일 중 45거래일 이상을 1000원 이상으로 유지해야 풀리는 까다로운 조건 때문에 사실상 상장폐지로 연결될 가능성이 큽니다.
현재 주가 1000원 미만인 상장사는 코스닥 131곳, 코스피 32곳에 달해 잠재적 위험 기업이 훨씬 더 많습니다. 좋은사람들이나 형지엘리트처럼 남은 거래일 동안 매일 상한가를 가도 기준 회복이 어려운 종목도 있어 종목별 희비가 엇갈리고 있습니다.
시총 기준까지 겹쳐 옥석 가리기
문제는 주가뿐만 아니라 시가총액 기준도 함께 강화되었다는 점입니다. 코스닥은 15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코스피는 200억원에서 300억원으로 상향되었는데요, 이로 인해 코스닥에서는 전체 상장사의 10.6%에 해당하는 194개 기업이 기준에 미달한 상태입니다. 이미 시총 미달로 28개사가 관리종목으로 지정되기도 했는데, 주가와 시총이 동시에 하락하면서 흑자를 내는 기업들까지 위기에 몰리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당연히 기업들은 목숨 건 자구책에 나섰습니다. 주연테크와 아센디오는 유상증자를, SH에너지화학과 케이엠제약 등은 임원 및 자기주식 매입을 공시하며 주가 부양에 힘쓰고 있습니다. 주식병합도 활발한데, 올해 공시된 병합 결정이 지난해의 8배 이상으로 급증했습니다. 하지만 액면병합은 주가만 올릴 뿐 시가총액은 변하지 않아 두 요건에 모두 걸린 기업에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합니다.
착시 효과 넘어선 진짜 가치가 필요한 이유
이번 규제 강화는 증시 밸류업 정책의 일환으로, 좀비 기업을 걸러내고 시장 신뢰를 회복하려는 취지입니다. 반대로 중소형주가 대형주 중심의 시장 흐름에 밀려 저평가된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퇴출은 오히려 건전한 기업까지 압박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옵니다. 특히 인위적인 주식병합을 통한 가격 착시 효과나, 일부 기업의 고의적 상장폐지 유도 가능성도 투자자들의 불안을 키우고 있습니다.
결국 단순히 주가나 시총 숫자를 맞추기 위한 꼼수가 아닌, 기업의 실제 내재가치를 높이는 경영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정부는 내년 초 코스닥 승강제를 도입하고 국민성장펀드 내 코스닥 펀드를 신설하는 등 지원책도 준비하고 있는데요, 퇴출 압력과 성장 지원이 균형을 이룰 때 비로소 한국 증시의 체질 개선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