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아니라 청구서가 문제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5.36%대에서 4.96% 수준까지 내려왔는데요. 금리만 놓고 보면 증시에 훈풍이 불어야 할 구간입니다. 그런데 10월 22일 뉴욕증시는 정반대로 움직였습니다. 나스닥이 2.60%, S&P500이 1.21% 밀렸고, 메타는 6.9%, 코어위브는 10% 넘게 급락했죠.
시장을 누른 건 금리가 아니라 AI 인프라 비용이었습니다. 오픈라우터 집계를 보면 2024년 2월 이후 AI 에이전트의 토큰 사용량은 인간 사용자의 7.8배에 달합니다. AI가 일을 대신할수록 데이터센터와 전력 수요가 함께 뛰고, 그 비용이 기업의 현금흐름을 갉아먹는 구조인 겁니다.
같은 AI, 갈린 성적표
숫자는 이미 갈라졌습니다. 스페이스X는 3·4분기 AI 부문 매출이 전년 대비 830% 늘면서 196억 달러 투자에도 흑자를 냈습니다. 반대로 메타는 매출이 26% 늘었지만 설비투자가 349억 달러로 불어나 잉여현금흐름이 21억 달러 적자로 돌아섰죠.
여기에 '엔비디아가 돈을 댄다'는 식의 순환 구조까지 겹치면서 투자자들의 시선이 달라졌습니다.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의 차입이 늘자 CDS 프리미엄이 급등했고, AI 투자 사이클이 끝날지보다 그 지출을 정당화할 수익성이 언제 확인될지가 관건이 된 셈입니다.
바닥까지 내려온 코스피, 남은 변수
국내 증시도 예외는 아닙니다. 코스피는 7월 말 저점인 5,590p 부근을 맴돌고 있고,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은 4.2배까지 떨어졌습니다. 외국인 순매도는 26조 원을 넘어섰죠.
변수는 따로 있습니다. 미국 빅테크의 실적 발표가 이어지고,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대규모 주주환원이 하단을 받쳐줄 수 있다는 기대도 있습니다. 다만 유가가 WTI 99달러, 브렌트 113달러까지 오르며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어, 금리 인상 확률이 7%대로 낮아진 상황만으로 안심하기는 이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