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만의 크리스마스 행진
팔레스타인 베들레헴에 2년 만에 크리스마스 불빛이 돌아왔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으로 인해 지난 2년간 성탄 축제가 중단됐던 베들레헴은 24일, 휴전을 맞아 다시 성탄 행진이 열렸다. 예루살렘 총대주교 피에르바티스타 피차발라 추기경이 이끄는 행렬은 ‘별의 거리’와 구유 광장을 지나며 백파이프 소리와 함께 수천 명의 인파가 뒤따랐다. 추기경은 자정 미사에서 “2년간의 어둠 이후 우리 모두가 빛이 되자”고 호소했다.
희망의 메시지와 어두운 현실
교황 레오 14세는 즉위 후 첫 성탄 전야 미사에서 빈곤층과 이민자들을 위한 ‘인간 존엄성’을 강조했다. 그는 “하느님은 우리와 같은 존재가 되셨다”며 경제적 불평등을 비판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이민 정책을 겨냥한 것으로 해석됐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전통적인 NORAD 산타 추적 핫라인에서 어린이들과 통화하며 “나쁜 산타가 미국에 들어오는 걸 막겠다”고 발언해 이민 정책 홍보 논란을 빚었다. 또 석탄에 대해 “깨끗하고 아름답다”는 말로 화석연료 지지 구호를 연상시켰다.
갈등의 그림자는 여전히
휴전에도 불구하고 베들레헴의 크리스마스는 완전한 평화와는 거리가 멀었다. 시내 곳곳에는 팔레스타인 경찰이 무장하고 경계했고, 이스라엘군은 팔레스타인 부통령 차량 행렬을 막았다가 미국의 개입으로 진입을 허용했다. 하이파에서는 산타 복장을 한 팔레스타인 남성이 체포되기도 했다. 가자 지구에서는 제한적인 상황 속에서도 주민들이 크리스마스 트리를 장식하고 예배를 드리는 모습이 포착됐다. 2년 만의 크리스마스는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희망을 보여주지만, 여전히 갈등의 그림자가 짙게 드리워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