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보름 전에 드러난 자작극
6월 3일 지방선거 당시 '음료 컵 피습' 사건이 자작극으로 밝혀진 정이한 전 개혁신당 부산시장 후보 사건이 갈수록 커지고 있습니다. 경찰은 이미 선거 보름 전인 5월 18일, 참고인 조사에서 정 전 후보로부터 범행 자백을 확보했는데요. 이튿날인 5월 19일 피의자로 입건했지만, 선거가 끝날 때까지 수사 사실을 외부에 알리지 않았습니다.
부산경찰청은 혐의가 구체적으로 입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수사 내용을 공개할 경우 공무상 비밀 누설 및 피의사실 공표 등 법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습니다. 공범인 헬스 트레이너가 진술을 번복하고, 검찰의 보완 수사 요구로 압수수색 영장 발부도 늦어졌다는 설명입니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선거 당일 자작극 사실을 알았더라면 투표 결과가 달라졌을지 모른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단일화 논의와 정치권 공방
수사 과정에서 드러난 또 다른 쟁점은 국민의힘과의 후보 단일화 논의입니다. 정 전 후보는 자작극을 자백하기 직전인 5월 17일, 박형준 당시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와 만나 단일화를 논의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당시 정 전 후보는 보수 분열을 막기 위해 사퇴 의사를 밝혔고, 선거 후에는 아버지 사업을 돕기 위해 중국으로 떠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까지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다만 소속 정당인 개혁신당의 반대로 단일화는 무산되었고, 이후 정 전 후보는 잠적하며 연락을 두절했습니다. 이를 두고 개혁신당은 국민의힘이 부당한 제안으로 단일화를 사주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반면 국민의힘은 이를 근거 없는 물타기이자 물귀신 작전이라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부산경찰청은 현재까지 특정 정당이나 가족이 범행에 개입했다는 정황은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혔지만, 양측의 진실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소수정당의 신뢰 위기
정 전 후보 사건은 개혁신당 내부의 허술한 공천 시스템을 드러내며 당의 존폐 위기까지 거론되게 만들었습니다. 부산 지역 출마자 10명 중 8명이 정 전 후보 부친이 이끄는 단체 출신으로 밝혀지면서 특정 인맥의 영향력 행사 의혹이 제기됐는데요. 이준석 대표는 공천이 온라인으로 진행돼 개입할 수 없었다며 책임을 부인하고 있지만, 정치권에서는 성찰 없는 대응이라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특히 2030 세대의 정치적 요구가 변화했음에도 과거 방식을 답습하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사건은 단순한 개인의 범죄를 넘어 소수정당의 공천 체계와 리더십의 한계를 보여주는 사례로 남을 가능성이 큽니다. 전문가들은 근본적인 쇄신이나 합당 없이는 2028년 총선까지 생존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다소 어두운 전망까지 내놓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