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병원들이 상위권을 휩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발표한 '제5차 환자경험평가' 결과가 의료계에 적지 않은 파장을 던지고 있습니다. 이번 평가에서 전국 376개 기관 중 1위는 계명대동산병원이 차지했는데요. 96.55점이라는 압도적인 점수로 2년 전 조사에 이어 다시 한번 정상에 올랐습니다. 이번 결과는 지방 소재 병원들이 수도권 대형 병원들을 제치고 환자 중심 의료 서비스의 새로운 기준을 세우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단국대병원은 상급종합병원 부문 3위에 오르며 대전·충청권 1위를 기록했고, 영남대병원과 인제대 부산백병원도 상위권을 휩쓸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전국 2위, 강동경희대병원이 서울 종합병원 1위를 차지한 성과도 있었지만, 전반적으로 지방 중심 의료기관들의 약진이 두드러졌습니다.
수도권 빅5의 성적표는 달랐습니다
반면 그동안 의료 인프라와 인력에서 앞선 것으로 평가받던 소위 빅5 병원들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습니다. 서울아산병원만 95.31점으로 5위를 기록하며 10위권에 진입했고, 서울성모병원은 12위, 삼성서울병원은 21위에 그쳤는데요. 서울대병원은 47개 상급종합병원 중 45위라는 충격적인 결과를 받았고, 세브란스병원도 37위에 머물렀습니다.
물론 이런 결과를 두고 중증 환자가 몰리는 대형 병원은 설명할 시간이 부족할 수밖에 없다는 반론이 나옵니다. 또한 지방은 상급종합병원 수가 적어 환자들이 상대적으로 서비스 만족도를 높게 느낄 수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평가가 환자가 직접 경험한 의료서비스를 바탕으로 한 점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한 핑계로 넘길 수만은 없는 부분입니다.
달라진 평가, 환자의 눈이 중심이 됩니다
이번 평가에서 주목할 점은 처음으로 1~5등급 체계가 도입되었다는 겁니다. 기존의 단순 점수 공개 대신 등급제를 적용해 국민들이 의료기관의 서비스 수준을 더 쉽고 직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개선되었는데요. 여기에 정서적 지지 항목이 새롭게 포함되면서 의료진의 공감 능력과 세심한 배려가 성적에 직접 반영되기 시작했습니다.
상위권 병원들은 대부분 회진 시간 알림 시스템, 침상 웰컴카드, 퇴원 후 해피콜 서비스 등 환자가 체감하는 세세한 부분까지 챙겼습니다. 계명대동산병원은 진료 상황별 맞춤형 소통 매뉴얼 83종을 자체 개발해 교육에 활용했고, 강동경희대병원은 의료진의 목소리가 담긴 위로 방송을 송출하며 정서적 안정을 도모했습니다.
앞으로 등급제가 자리 잡으면 환자들은 진료 실력만큼이나 서비스 품질을 중요한 선택 기준으로 삼게 될 것입니다. 대형 병원들도 이제 환자의 눈높이에서 소통과 배려를 재검토해야 하는 시점이 온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