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원하는 것은 뚜렷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차기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 인선 작업에 본격적으로 나섰습니다. 그의 요구사항은 명확합니다. 즉각적인 기준금리 인하를 지지하는 인물을 후임으로 앉히겠다는 것이죠. 지난 12월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원하는 사람에 대해 꽤 좋은 생각을 갖고 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고, 케빈 워시 전 연준 이사를 포함한 후보군과의 면접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임기가 내년 2월 초에 만료되는 제롬 파월 현 연준 의장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됩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임 기간 내내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지만,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데이터를 근거로 신중한 입장을 고수해왔기 때문입니다.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케빈 해싯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입니다. 트럼프 1기 정부에서 핵심 경제자문관으로 활동한 해싯 위원장은 대통령과의 오랜 관계로 인해 '낙점 유력 후보'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잠재적 연준 의장'이라고 부르기도 한 만큼, 백악관과의 원활한 소통을 기대하는 목소리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 같은 밀접한 관계가 오히려 연준의 독립성에 대한 의문을 불러일으키고 있기도 합니다.
연준의 독립성은 지켜질 수 있을까
케빈 해싯 위원장은 최근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압박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그는 "그냥 옳은 일을 하면 된다"고 말하며, 정치적 압력보다는 데이터에 기반한 독립적인 판단으로 금리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해싯 위원장의 핵심 논리는 인플레이션의 추이에 달려 있습니다. 그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상승 국면에 있다면 금리 인하는 어렵지만,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0.25%포인트보다 더 큰 폭의 인하도 가능한 선택지가 될 수 있다는 겁니다.
이러한 발언은 해싯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측근이지만, 연준 의장으로서의 역할과 NEC 위원장으로서의 역할 사이에서 고민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월가에서는 이 같은 관계를 두고 상반된 시각이 존재합니다. 한편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를 적극 반영해 공격적인 금리 인하를 추진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는가 하면, 다른 한편에서는 오히려 대통령을 설득할 수 있는 위치에 있어 안정적인 정책 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는 기대도 있습니다.
누가 될 것인가, 다양한 후보군의 행보
트럼프 대통령이 검토 중인 후보군은 해싯 위원장 외에도 다양합니다. 크리스토퍼 월러 현 연준 이사와 미셸 보먼 현 연준 이사, 그리고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릭 리더 채권부문 최고투자책임자(CIO)가 그 목록에 포함되어 있습니다. 각 후보는 서로 다른 배경과 강점을 가지고 있어, 최종 선택은 트럼프 대통령이 '정책적 동조자'를 원하는지, 아니면 '시장 신뢰도가 높은 전문가'를 원하는지에 따라 균형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한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연준 의장직 제의를 고사한 상태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를 연준 수장으로 임명하고 싶어 했지만, 베선트 장관은 거부 의사를 밝혔습니다. 일각에서는 만약 해싯 위원장이 임명되더라도 통상 4년인 임기보다 짧은 기간 재임한 후, 트럼프 대통령이 2기 후반에 베선트 장관을 다시 물망에 올릴 가능성에 대해서도 내다보고 있습니다.
결국 차기 연준 의장 인선은 단순한 인사 문제를 넘어, 미국 중앙은행의 정책 운용 방향과 정치로부터의 독립성 자체를 결정하는 중요한 고비가 될 전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강력한 리더십과 연준의 전통적 독립성 사이에서 새로운 수장이 어떤 길을 걸을지, 시장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