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전선로 갈등, 단순 증설이 해법일까? 지방·환경계의 반격

당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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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달 전 수정 · 2026년 5월 14일 오전 11:15

발행: 2026년 5월 14일 오전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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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충북 지역에서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반발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충남지사 예비후보들은 호남-수도권 송전선로 백지화를 공약했고, 충북 제천 지역 의원도 절차상 하자를 지적하며 철회를 촉구했습니다. 하지만 환경단체 보고서는 문제의 본질이 선로 부족이 아닌 원전·석탄 중심 운영 규칙과 정보 비대칭에 있다고 분석합니다. 재생에너지 우선 접속과 비선로 대안 도입, 지역 분산 정책이 해법으로 제시됩니다.

충남·충북, 송전선로 백지화 공약

최근 충남과 충북 지역에서 송전선로 건설을 둘러싼 갈등이 거세지고 있습니다. 충남도지사 예비후보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태흠 국민의힘 후보는 '호남-수도권 송전선로' 건설 계획의 백지화를 공약으로 내걸었는데요. 이들은 충남이 타 지역 전력을 단순히 수송하는 통로로 이용되는 에너지 불평등을 지적하며, 주민 동의 없는 사업 추진 중단과 사회적 대화 기구 구성을 약속했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충북 제천 지역구 엄태영 국회의원도 한국전력공사의 345kV 신평창-신원주 송전선로 건설 사업을 비판했습니다. 그는 제천 경유안 선정 과정에서 주민 대표성 결여와 규정 위반, 형평성 침해가 있었다며 정부와 한전이 제천 경유안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두 사례 모두 지역 주민의 피해를 무시한 중앙 주도 결정에 대한 반발로 읽힙니다.

문제는 '선로 부족'이 아니다?

그런데 정작 전문가들은 전력망의 병목 현상이 단순히 선로 부족 때문이 아니라고 분석합니다. 환경운동연합과 시민환경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대한민국 전력망 개편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문제의 본질은 원전·석탄 중심의 운영 규칙과 전력 수급 기본계획 단계에서 계통 정보를 통합 공개하지 못한 정보 비대칭에 있습니다.

보고서는 재생에너지가 연결 대기와 출력제어로 생산이 억제되는 현상을 해결하려면 '재생에너지 우선 접속' 원칙을 법제화하고, 비선로 대안(NWA)을 의무화해야 한다고 제언했습니다. 미국 뉴욕의 브루클린·퀸즈 수요관리 프로젝트처럼 변전소 증설 대신 수요반응과 에너지 저장 장치를 조합해 계통 병목을 해소한 사례를 제시하기도 했죠. EU는 GIS 기반 수용률 지도를 공개해 사업자 입지 선택과 계통계획에 활용하고 있습니다.

전력망 갈등 해법, 지역 분산이 핵심

이러한 분석은 기존의 송전선 증설 중심 정책에 의문을 던집니다. 보고서는 데이터센터·반도체·RE100 기업을 재생에너지 생산지 인근에 유도하고 기존망 활용을 극대화하면 송전선 건설을 최소화하면서도 지역 갈등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특히 '분산에너지 활성화 특별법'에 따른 지역별 전기요금 차등제를 조속히 시행해 전력 생산지가 정당한 보상을 받도록 해야 한다는 점은 충남 후보들의 공약과도 맞닿아 있습니다.

한편 기후부 장관 김성환은 지난 5월 송전선 건설 절차를 일시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보고서는 전력망 확충 지연이 에너지 전환과 투자 간 정책적 우선순위 부재에서 비롯된다고 경고했습니다. 단순히 선로를 더 까는 것이 아니라, 운영 체계와 입지 정책을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