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더 강해져야 할 유럽” vs 유럽 “이미 미국 리더십은 끝났다”

YK조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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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달 전 수정 · 2026년 2월 14일 오후 8:46

발행: 2026년 2월 14일 오전 1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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뮌헨안보회의에서 미국은 유럽의 자립적 방어 능력 강화를 촉구했고, 유럽은 미국 리더십의 쇠퇴를 직시하며 자체 핵 억지력 논의와 첨단 무기 개발로 안보 자립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는 신뢰 회복과 새로운 책임 분담을 위한 동맹 관계의 재정립이 필요한 시점임을 보여줍니다.

신뢰와 자립 사이의 줄다리기

올해 뮌헨안보회의는 그 어느 때보다 묵직한 질문으로 시작했습니다. 미국의 국무장관 마코 루비오는 연단에서 “지정학의 새로운 시대가 도래했다”고 선언했죠. 그의 메시지는 명료했습니다. 미국과 유럽은 함께할 운명이지만, 유럽은 스스로를 방어할 수 있는 더 강한 동맹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겁니다. 이는 단순한 응원이 아닌, 현실적인 요구로 들렸어요. 루비오 장관은 유럽이 현재의 문제점을 직시하고 안보에 대한 미국 의존도를 낮추는 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대규모 이민은 국경 통제를 통해 국가 주권 차원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라고 강조하며, 기존의 다자주의 체제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내비쳤습니다.

당연히 이 발언은 현장에 모인 유럽 지도자들에게 강한 자극제가 됐습니다. 독일의 프리드리히 메르츠 총리는 “규칙 기반 질서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직설적으로 맞받아쳤어요. 그는 미국 주도의 세계 질서가 이미 무너졌으며, 유럽은 강대국 간 경쟁 시대에 스스로를 지킬 준비를 해야 한다고 진단했습니다. 더 나아가, 트럼프 행정부의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운동과는 거리를 두며 유럽의 가치를 재확인하기도 했죠.

핵우산에서 극초음속 미사일까지

반응은 논평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이 ‘지정학적 강대국’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내놓았어요. 그가 제시한 핵심은 유럽 차원의 핵 억지력 체제를 재정립하는 일이었습니다. 마크롱 대통령은 유럽연합의 미래 안보 체계에 프랑스의 핵 억지력을 통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죠. 이에 메르츠 총리는 즉각 화답하며, 독일이 프랑스와 그런 논의를 이미 시작했음을 공식 확인했습니다.

이는 중대한 전환점을 의미합니다. 독일은 역사적으로 핵무기 개발을 금지해 왔지만, 미국의 확장 억제력(핵우산)에 의존해왔죠. 미국의 안보 공약에 대한 불안감이 고조되자, 유럽의 핵심 국가들이 ‘자체 핵우산’ 구축을 진지하게 논의하기 시작한 겁니다. 이 움직임은 스웨덴이나 폴란드에서 제기되는 핵무장 논의와도 맞닿아, 유럽 안보 지형의 근본적인 재편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새로운 동맹의 조건을 찾아서

군사 협력도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영국 정부는 프랑스, 이탈리아와 손잡고 차세대 극초음속 스텔스 미사일 ‘스트레이터스’ 개발 프로젝트에 착수한다고 밝혔어요. 이는 유럽이 미국의 첨단 무기 기술에 대한 의존에서 벗어나, 독자적인 방위 산업 생태계와 타격 능력을 키우려는 노력입니다. 이 모든 움직임은 하나의 공통된 신호입니다. 유럽은 더 이상 수동적인 보호 받는 동맹이 아니라, 스스로 안보를 책임지는 주체가 되겠다는 거죠.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의 발언은 이런 유럽의 변화를 부추기는 동시에 테스트하는 양면성을 갖고 있습니다. 미국은 유럽의 자립을 원하지만, 그 과정에서 동맹의 결속력이 약화되는 것을 원치 않을 테니까요. 마크롱 대통령이 “더 강한 유럽이 미국에게 더 나은 동맹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은 이러한 새로운 동맹 관계의 조건을 정확히 짚은 것입니다. 앞으로의 과제는 신뢰를 회복하면서도, 각자의 책임과 역할을 분명히 하는 새로운 대서양 동맹의 틀을 만드는 일이 될 겁니다. 미국 없는 유럽의 안보는 공허하지만, 유럽 없는 미국의 리더십도 한계가 명확해진 지금, 양측 모두에게 줄다리기보다는 균형 잡기가 필요한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