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18원 찍고 1500원까지…올해 최대 변동폭
6월 1일 원·달러 환율이 5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출렁였습니다. 장중 1518.2원까지 치솟았다가 오후에는 1500원 선까지 급락하며 하루 변동폭이 18.2원에 달했는데요.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넓은 장중 폭입니다. 개장 직후 1508.8원에서 시작한 환율은 오전부터 달러 매수세가 몰리며 1510원대를 뚫었고, 오후에 수출업체의 이월 네고 물량과 MSCI 지수 리밸런싱에 따른 패시브 자금 유입이 겹치면서 1504.3원으로 마감했습니다. 당연히 시장 참여자들은 숨을 죽이며 당국의 움직임을 지켜봤습니다.
일부 외환딜러들은 당국의 스무딩 오퍼레이션 가능성을 언급했고, 수출업체들은 달러 매도 물량을 내놓으며 환율 상승을 억제했죠. 하지만 하루 사이 18원 넘게 오르락내리락한 환율 움직임 자체가 시장의 불안 심리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같은 날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새로 썼지만, 외환시장의 긴장감은 좀처럼 가시지 않았습니다.
중동 리스크와 외인 매도의 악순환
이번 환율 급등락의 가장 큰 불씨는 미국과 이란의 휴전 협상 지연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휴전 양해각서 초안을 승인하지 않으면서 교착 상태가 이어졌고, 이란 측은 권리 보장이 없으면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이로 인해 국제 유가는 3% 급등했고, 달러 강세가 심화될 수밖에 없었죠. 사실 원화뿐 아니라 엔화와 위안화도 달러 강세 속에서 압박을 받았습니다.
반대로 국내 증시에서는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세가 심상치 않습니다. 이날에만 2조 9000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16거래일 연속 팔자 행진을 이어갔는데, 누적 규모는 50조원을 훌쩍 넘어섰습니다. 특히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차익 실현이 두드러졌죠. 여기서 악순환이 발생합니다. 환율이 오르면 외국인이 원화를 달러로 바꿔 손실을 줄이려 매도를 가속화하고, 이는 다시 환율 상승을 부추기는 구조입니다. 한국은행 총재는 환율 쏠림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이라며 금리 인상 가능성까지 시사했습니다.
1530원 vs 1490원, 휴전 여부가 쥔 환율 시나리오
물론 하락 요인도 있었습니다. MSCI 리밸런싱으로 패시브 자금이 유입되면서 달러 매도 물량이 늘어났고, 코스피는 외국인 매도에도 불구하고 8788.38까지 오르며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습니다. 이는 위험 선호 심리가 살아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인데요. 다만 국민연금의 해외투자 축소 움직임이 환율 하락 기대를 다소 완화했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전문가들은 단기 환율 전망을 중동 정세에 크게 의존하고 있습니다. 휴전 협상이 불발되면 환율이 1530원까지 추가 상승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합의가 이뤄지면 1490원대로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공존합니다. iM증권은 하반기 환율을 1400원에서 1500원 사이로 예상하면서도, 미국과 이란 협상이 무산될 경우 상단이 1600원까지 열릴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지금 당장 시장이 가장 예민하게 반응하는 건 지정학적 리스크와 이를 타고 흐르는 외국인 자금의 방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