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주 APEC, 천년 도시의 국제적 도약과 남은 과제

대경Mv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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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1월 1일 오후 5:15

발행: 2025년 10월 31일 오후 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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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APEC 정상회의 폐막 이후에도 도시는 국제적 관심 속에서 활기를 띠고 있다. 황리단길과 보문관광단지를 중심으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며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다. 시민들은 자부심을 느끼지만, 교통 통제와 지역 간 불균형 발전 문제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있다. 천년 고도 경주는 이번 행사를 계기로 글로벌 컨벤션 도시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했다.

외국인 발길 이끈 경주의 매력

APEC 정상회의가 막을 내렸지만 경주의 활기는 여전합니다. 황리단길은 국내외 관광객들로 북적이고, 전통 시장에서는 바나나우유와 마스크팩을 기념품처럼 사가는 외국인들의 모습이 눈에 띕니다. 일본인 관광객 한 분은 "APEC 소식을 듣고 특별히 경주를 방문하게 됐다"며 한국 전통 거리의 독특한 분위기에 감탄을 표했습니다. 편의점 매출은 최대 40%까지 늘었고, 숙박시설은 대부분 만실을 기록하는 등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었죠.

경주 시민들은 세계적인 행사를 자신들의 도시에서 개최하게 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자원봉사자로 활동한 한 시민은 "외국인들에게 경주의 매력을 알려줄 수 있어 보람 있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런 활기 뒤에는 교통 통제와 예약 취소 등으로 불편을 겪은 주민들과 상인들도 있었습니다. 엑스포대공원 인근 음식점은 버스 통제로 단체 손님이 줄어 매출이 감소하기도 했습니다.

국제 행사 최적지로 입증된 보문단지

1979년 박정희 대통령 지시로 조성된 보문관광단지는 이번 APEC을 통해 그 가치를 재확인했습니다. 40년 역사의 관광단지라 노후화 우려도 있었지만, 뛰어난 경관과 경호 용이성으로 성공적인 개최를 이끌었죠. 단지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진출입로가 제한된 '자연 요새' 지형이 오히려 안보 측면에서 강점으로 작용했습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경주의 온천수에 깊은 인상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보문단지는 축구장 230개 규모의 넓은 부지에 호텔, 리조트, 골프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종합 관광단지입니다. 김해, 대구, 포항 등 인근 군용 공항을 활용할 수 있어 해외 귀빈 이동도 원활했습니다. 다만 KTX 경주역이 도심에서 다소 떨어져 있는 점은 개선해야 할 과제로 지적됩니다.

문화와 상업의 조화, 그리고 균열

APEC 팝업스토어에서는 국립중앙박물관의 '뮷즈' 상품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데헌' 관련 제품이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까치 호랑이 배지는 판매 시작과 동시에 품절될 정도였고, 갓을 모티브로 한 상품들도 외국인 관광객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습니다. 한 관광객은 "1인당 1개만 구매할 수 있어 아쉽다"며 선물용으로 더 사고 싶은 마음을 전했습니다.

한편 황리단길 인근에서는 중국의 판다 푸바오 사육 환경 개선을 촉구하는 집회도 함께 열렸습니다. 이처럼 경주의 국제적 무대 데뷔는 상업적 성공과 문화적 가치 전달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는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상인들과 시민들의 일상적 불편함이 공존하는 양상도 보여주었죠.

도약의 발판과 남은 과제

APEC을 통해 경주는 명실상부 글로벌 컨벤션 도시로 발돋움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보문단지에서 열린 한국공예전은 '수월성, 전승과 협업, 지속가능성'이라는 APEC 핵심 가치를 시각적으로 구현해냈습니다. 대릉원의 미디어아트 '대릉원 몽화'는 밤이 깊어도 경주의 매력을 잃지 않게 했습니다.

하지만 성공적인 행사 개최에도 불구하고 지역 내 균형 발전이라는 과제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교통 통제로 인한 일상적 불편, 예약 취소로 피해 본 업소들, 그리고 도심 접근성이 떨어지는 KTX역 문제 등은 경주가 진정한 국제 도시로 성장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숙제들입니다. 경주의 다음 천년을 위한 비상은 이제 막 시작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