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방공망 뚫린 리야드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킹 칼리드 국제공항을 겨냥해 미사일과 드론을 연이어 발사하면서 중동 긴장이 빠르게 높아지고 있습니다. 사우디 측은 10일 공격으로 13명이 숨지고 300여 명이 다쳤다고 밝혔으며, 사망자는 14명 또는 15명으로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후티는 공항을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고, 사우디는 일부 발사체를 요격했다고 맞섰습니다. 사우디 동부주 다란에서는 아람코 본사 단지 건물이 미사일 공격을 받아 화재가 났지만 인명 피해는 없었습니다. 사우디는 킹 칼리드 공항을 18일 자정까지 폐쇄하고 리야드행 항공편을 제다 등으로 우회시켰습니다. 항공사들도 운항을 중단하거나 축소했고, 델타항공은 애틀랜타와 리야드를 잇는 직항 노선 취항을 3월로 미뤘습니다.
드론으로 교란하고 미사일 섞어 쏜 후티
사우디의 자체 조사에 따르면 후티는 다수의 드론을 먼저 띄워 방공망을 교란한 뒤 탄도미사일과 순항미사일을 섞어 발사했습니다. 비행 중 방향을 바꾸는 탄두를 사용해 패트리엇 중심의 방어 체계를 피해 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사우디는 공항과 송유관, 석유시설 등 지켜야 할 핵심 시설이 많지만 요격미사일과 미사일 포대가 충분하지 않아 복합 공격을 모두 막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리야드가 여러 차례 공격을 받고도 대국민 공습경보가 울리지 않은 점도 조사 대상이 됐습니다. 당국은 경보가 국민 일상에 큰 혼란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공개 발령을 꺼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후티는 이란의 지원을 받은 사거리 2천 킬로미터급 미사일과 드론을 동원해 사우디 영공을 압박하고 있습니다. 사우디 주도 연합군은 후티 장악 지역을 공습하며 맞대응하고 있습니다.
유가와 투자, 외교까지 번진 파장
이번 충돌은 석유 공급과 국제 투자에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아람코 본사 피격과 홍해, 바브엘만데브 해협 긴장이 겹치면서 원유 수송로와 에너지 시장에 대한 우려가 커졌습니다. 사우디는 리야드에서 열리는 미래투자이니셔티브 행사를 예정대로 진행하되 참석자들에게 원격 참여를 허용했습니다. 주요 석유기업 최고경영자들이 참석을 취소하면서 행사 분위기는 위축됐고, 사우디가 추진해 온 경제 다각화 전략에도 부담이 되고 있습니다. 미국은 자국민 사망자가 나오자 후티 공격 옵션을 검토하면서도 직접 개입에는 신중한 모습입니다. 이란은 사우디와 후티 간 대화를 중재하겠다고 제안하며 역내 외교적 영향력 확대를 노리고 있습니다. 다만 후티가 독자적 목표를 가진 만큼 이란의 중재가 충돌을 근본적으로 끝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