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안도 아닌데 폭격부터 언급한 종전 협상
미국과 이란이 14개항으로 구성된 종전 양해각서 전문을 공개했습니다. 양국은 레바논을 포함한 모든 전선에서 군사 작전을 즉각 중단하고, 60일 이내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거친 최종 합의를 도출하기로 했는데요. 6월 19일에는 스위스 뷔르겐슈토크에서 정식 서명식이 열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 합의가 최종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으며 주목을 끌었습니다. 그는 이란이 합의 사항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언제든 폭격을 재개하겠다고 경고했는데요. 이런 강경 발언이 나오자 국제 유가는 5거래일 만에 반등하며 브렌트유가 배럴당 79달러 선을 회복했습니다.
사실 이번 양해각서는 이미 6월 14일 전자 서명을 마친 상태였습니다. 서명식 장소가 제네바에서 뷔르겐슈토크로 변경된 것은 프랑스 G7 정상회의 반대 시위 등 경호상 우려가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이란에 유리하다는 평가 나오는 합의 내용
공개된 양해각서의 핵심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포기와 고농축 우라늄 희석 처리입니다. 이란은 국제원자력기구 감독 하에 비축된 농축 물질을 현장에서 희석하기로 했으며, 핵무기 획득이나 개발을 하지 않겠다고 재확인했습니다. 대신 미국은 이란에 대한 해상 봉쇄 해제와 제재 완화를 약속했고, 동결 자산도 단계적으로 풀어주기로 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이 양해각서가 대부분 이란에 유리한 내용으로 채워져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미국은 3천억 달러 규모의 재건 기금 조성을 지원하며 원유 수출과 금융 거래 제재를 60일간 유예하기로 했는데요. 이란은 핵 프로그램을 제한하는 대가로 경제적 제재 해제와 막대한 재건 투자를 확보한 셈입니다. 물론 이란 측은 블룸버그가 공개한 초안의 일부 내용이 부정확하다고 반박하며 정교한 후속 협상의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트럼프 합의'라 칭하며 자평했지만, 이스라엘의 레바논 공격을 비판하는 등 동맹국과도 미묘한 온도 차를 보였습니다.
유가와 재건펀드에 쏠리는 시선
시장은 이번 합의의 불확실성을 유가에 빠르게 반영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 발언과 함께 미국의 원유 재고가 4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소식이 더해지며 서부텍사스산원유는 배럴당 76.79달러에 마감했습니다. 국제에너지기구는 합의가 유지되면 내년에 공급 과잉이 나타날 수 있다고 전망하면서도, 호르무즈 해협의 기뢰 제거와 물류 정상화에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3천억 달러 규모의 이란 재건 펀드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 자금이 아닌 민간 투자로 구성되는 방안인데,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기업들의 참여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다만 펀드가 순수 민간 자금으로 운영된다는 점은 참여 기업들에게 큰 부담을 줄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일각에서는 이란의 실제 피해 규모가 3천억 달러를 훨씬 넘어설 수 있다며 재건 계획의 현실성에 의문을 제기하기도 했습니다.
당연히 중동 지역의 평화가 유지될지는 이란의 이행 의지와 미국의 대응 태도에 달려 있습니다. 60일이라는 협상 시한이 중간선거를 의식한 무리한 일정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어, 앞으로의 실무 협상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