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직 소방관에 '로또'라 했던 현직 소방관, 부천 화재가 남긴 질문

아머아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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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22일 오후 12:34

발행: 2026년 10월 22일 오전 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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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 공장 화재로 순직한 김진석 소방위를 두고 현직 소방관의 '순직은 로또'라는 글이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공장에서는 인화성 물질 180여 통과 불법 증축 위험이 드러났고, 소방청 합동조사단은 외부 진압 우선 지침이 지켜졌는지 조사합니다. 정치권의 '재정 빨대' 발언과 안전점검 지시도 이어졌습니다.

순직 앞에 선 '로또' 논란

경기 부천의 금속부품 도장공장 화재로 11년 차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한 가운데, 한 현직 소방관이 남긴 글이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김 소방위는 지난 16일 화재 진압 중 불길이 급격히 확산하면서 고립됐고, 이튿날 숨졌습니다. 영결식은 19일 부천체육관에서 열렸고, 1계급 특별승진과 옥조근정훈장이 추서됐습니다.

논란의 중심에는 '소방관이 순직하면 가족은 로또에 당첨된 것'이라는 표현이 있습니다. 한 현직 소방관은 소방공무원 6만 명이 조의금을 모으면 10억 원 규모가 된다며 이를 '100% 당첨되는 로또'에 빗댔고, '죽어도 불 끄다 죽어야지'라는 말을 주문처럼 외운다고 적었습니다. 그는 이 표현이 현장에 뛰어드는 동료들에게 용기를 주려는 의도였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누리꾼들의 반응은 달랐습니다. 가족의 목숨을 돈으로 환산하는 방식은 유족에게 또 다른 상처가 될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억만금을 줘도 목숨과 바꿀 수 없다'는 비판이 이어졌고, 소방관 처우와 장비 개선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함께 나왔습니다.

현장에 쌓인 위험

사고 원인을 들여다보면 위험은 사전에 쌓여 있었습니다. 합동감식에서 공장 안에서는 인화성 물질이 담긴 용기 180여 통이 발견됐습니다. 해당 공장은 위험물 취급 허가를 받지 않았고, 스프링클러도 없었습니다. 경찰은 70대 공장 대표를 업무상과실치사상과 업무상실화 혐의로 입건하고 33명 규모의 수사전담팀을 꾸렸습니다.

부천의 공장 밀집지역에는 천막과 샌드위치 패널 등 불에 타기 쉬운 재질로 불법 증축된 건물이 적지 않은 것으로 전해집니다. 과거 단속이 민원 중심으로 이뤄졌던 만큼, 선제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커졌습니다. 부천시와 소방당국은 불법 증축 현황을 파악하고 합동 점검에 나설 방안을 찾고 있습니다.

소방청은 22명 규모의 합동조사단을 30일간 운영하며 현장 대응 과정 전반을 살펴보기로 했습니다. 특히 지난 7월 내놓은 '인명구조 가능성이 없는 현장에서는 외부 진압을 우선한다'는 지침이 실제로 지켜졌는지가 관심사입니다. 사고 당시 구조할 사람이 없는데도 내부 진입이 이뤄졌고, 인화물질 정보는 29분 뒤에야 공유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정책이 문서에만 머물렀는지, 현장 지휘가 위험을 충분히 반영했는지가 조사의 핵심입니다.

남은 책임과 과제

이번 사건은 정치권으로도 번졌습니다. 추미애 경기도지사와 부승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방 예산을 두고 '재정 빨대'라는 취지로 발언해 논란이 일었고, 이후 사과가 나왔습니다. 민주당은 최고위원회에서 경고 조치를 내렸습니다. 반대로 소방 현장의 열악한 처우를 드러낸 계기라는 평가도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밀집시설에 대한 안전점검을 지시하며 국가의 책무를 강조했습니다. 최용철 소방청장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실질적인 개선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물론 규제만 강화한다고 해서 작은 공장들의 위험이 한 번에 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순직을 둘러싼 언어 논란과 현장의 구조적 위험, 두 문제를 함께 다뤄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조사 결과와 후속 대책이 어떤 책임으로 이어질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