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갚는 빚, 어떻게 볼 것인가
2026년 7월 15일 청와대 영빈관 금융위원회 업무보고가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상환 능력 없는 장기 연체 채무자들의 빚을 과감히 탕감하고 파산·면책으로 재출발을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채무자가 다시 경제 활동에 참여하는 게 국가 경제의 선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취지입니다.
이번 발언은 단순한 구제책을 넘어 금융 시스템의 근본 구조를 돌아보자는 의도로 풀이됩니다. 이 대통령은 한국 자산 구조가 부동산에 과도하게 치중된 것을 원시적이라며, 담보 중심 관행이 서민의 재기를 가로막는다고 비판했습니다. 금융이 사람을 살리는 방향으로 작동해야 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도덕적 해이" vs "사람 살리는 금융"
채무 탕감에 대한 반응은 극명하게 엇갈립니다. 국민의힘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성실한 국민을 모욕하고 도덕적 해이를 조장한다며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합법적 채권 회수를 비난하고 빚을 갚지 않는 행위를 용인하는 사회는 정상적인 시장경제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탕감 정책이 도덕적 해이를 유발한다는 주장을 무책임한 선동이라고 규정했습니다. 신용불량자가 되어 취업과 계좌 개설이 어려워지는 현실을 고려하면 일부러 빚을 갚지 않으려는 사람은 극히 드물다는 논리입니다. 금융위원회는 이러한 취지를 반영해 새도약기금으로 장기 연체 채권 정리에 속도를 내기로 했습니다.
넘어야 할 과제와 연관 현안
채무 탕감 논의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는 부동산 정책 국민 대토론회를 열어 대출 규제 방향에 대한 여론을 수렴했습니다. 최근 KB국민은행이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크게 낮추면서 실수요자들의 불안이 커졌기 때문인데요. 금융당국은 이를 일부 은행의 자율적 리스크 관리로 선을 그으며 시장 안정을 꾀하고 있습니다.
한편 자본시장에서도 새로운 쟁점이 불거지고 있습니다. 이 대통령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레버리지 ETF 관련 보완대책을 주문하자, 국민의힘은 이를 유체 이탈 화법이라며 김용범 정책실장의 경질을 촉구했습니다. 금융의 역할을 사람 중심으로 전환하는 시도가 정치권 공방 속에서 어떤 결과를 낳을지 주목됩니다.
이번 발언을 계기로 채무 탕감 범위와 금융시스템 방향을 둘러싼 논의는 한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