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점포가 사라지는 이유
은행들이 역대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가운데, 오프라인 영업점은 계속해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은행의 영업점 수는 약 3,750개로, 1년 사이 약 100개, 5년 전과 비교하면 600개 이상 감소했습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이 아닌 디지털 금융의 빠른 확산에 따른 구조적인 변화의 결과입니다. 고객들이 직접 은행을 방문하는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점포 운영의 효율성이 떨어지고 있는 겁니다.
은행별로는 신한은행이 1년간 40개 이상의 점포를 줄였고,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도 각각 30개 가까이 감소시켰습니다. 반면 하나은행만 유일하게 6개의 점포를 늘리는 증가세를 보였습니다. 이러한 추세는 올해 1~3분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 증가한 3,748억원이라는 호실적과도 대비됩니다. 이자이익이 14조원에 달하는 '이자장사 호황' 속에서 점포는 오히려 사라지고 있는 셈이죠.
효율화와 고객 불편 사이의 갈등
은행들은 점포 감소를 비용 절감과 효율성 증대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설명합니다. 모바일뱅킹과 인터넷 뱅킹 이용이 일상화되면서, 창구 업무와 내점 고객 수가 크게 감소했습니다. 영업점을 유지하는 데 드는 인건비와 임대료 부담이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결국, 생존을 위한 구조조정의 일환으로 점포 통폐합과 인력 재배치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조치가 모든 고객에게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는 않습니다. 특히 디지털 금융에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나 현금 거래를 선호하는 소상공인들에게는 큰 불편으로 다가옵니다. ATM도 예외는 아닌데요, 국내 16개 은행이 운영하는 ATM 수는 2020년 말 3만7,537대에서 지난해 6월 기준 2만9,810대로 7,700대 이상 급감했습니다. 동전 교환 서비스마저 대부분의 지점에서 사라지거나 제한적으로 운영되면서 현금 이용 고객들의 불만은 커지고 있습니다.
금융 접근성과 사회적 책임 논란
은행의 높은 수익성과 대비되는 오프라인 서비스 축소는 '상생금융' 기조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을 낳고 있습니다. 서기수 서경대 교수는 은행권의 높은 수익성을 지적하며, 대면 서비스 축소가 사회적 책임 측면에서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실적 호조 속에서도 금융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거죠.
금융당국을 중심으로 효율화와 공공성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감독 강화 움직임도 예상됩니다. 은행 스스로도 디지털 채널을 강화한다고 하지만, 모든 고객의 요구를 충족시키기에는 역부족일 수 있습니다. 지역 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점포가 수행하던 역할을 대체할 수 있는 방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입니다. 결국, 은행들은 단순한 비용 절감을 넘어 고객층별 맞춤형 서비스와 금융 접근성 보장이라는 과제를 동시에 해결해야 할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