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억류 한국 선박 통과 조건 제시…美와는 간접 메시지 교환만

한뉴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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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달 전 수정 · 2026년 4월 1일 오후 9:20

발행: 2026년 4월 1일 오후 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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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억류된 한국 선박의 조건부 통과를 제안했지만, 미국과 연계된 선박은 배제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란은 미국과의 공식 종전 협상은 없으나 중재자를 통한 간접 메시지 교환은 인정했으며, 과거 협상 파기 경험으로 인한 깊은 불신이 협상 진전의 장애물로 꼽힌다. 중국과 파키스탄의 중재 움직임도 주목받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에 억류된 한국 선박들의 운명과 이란-미국 간의 긴장 관계가 교차하는 가운데, 주한 이란 대사관을 통해 새로운 움직임이 전해졌습니다. 사이드 쿠제치 주한 이란 대사는 한국 정부의 공식 요청이 있을 경우 해당 선박들의 통과를 조율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하지만 그 조건은 명확했습니다. 미국과 연계된 선박은 통행 대상에서 제외될 것이며, 전쟁 상황을 감안해 사전 조율을 거친 선박에 한해 제한적인 통행만 허용하겠다는 겁니다. 현재 해협에는 26척의 한국 선박과 180여 명의 선원이 갇혀 있는 상황으로, 이란 측의 제안은 일종의 협상 카드로 읽힙니다.

직접 협상은 없지만, 메시지는 오간다

이러한 발표와 병행해 쿠제치 대사는 미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도 입장을 정리했습니다. 그는 여러 차례에 걸쳐 이란과 미국 사이에 공식적인 '종전 협상'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언했습니다. 그러나 흥미로운 점은 이를 부인하면서도 중재자를 통한 간접적인 메시지 교환은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한 거죠.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도 알자지라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 중동특사 스티브 윗코프로부터 직접 메시지를 받고 있다고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이는 양국 간 완전한 외교 단절 상태 속에서도 소통의 실타래가 완전히 끊기지 않았음을 보여줍니다. 미국은 파키스탄을 통해 이란에 15개항의 종전 조건을 전달한 상태로 알려졌지만, 이란 측은 아직 이에 대한 공식 답변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깊은 불신의 벽과 중재국의 역할

이란이 미국과의 직접 협상을 극도로 꺼리는 데는 뿌리 깊은 불신이 자리잡고 있습니다. 쿠제치 대사는 미국 측이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는 식의 보도를 '기만적인 의사'라고 비난했고, 아라그치 장관은 미국의 신뢰 수준을 '제로'라고 표현했습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가 이란 핵 합의(JCPOA)에서 일방적으로 탈퇴한 경험이 현재까지 큰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겁니다. 과거의 경험 때문에 이란은 미국과의 어떤 합의도 쉽게 믿지 못하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한편, 이러한 교착 상태 속에서 다른 국가들의 중재 움직임도 포착되고 있습니다. 왕이 중국 외교부장과 이샤크 다르 파키스탄 외무장관이 베이징에서 회담을 갖고 전쟁 중재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과 파키스탄이 공식 또는 비공식적인 중재 채널로서 역할을 모색하고 있는 셈이죠.

종합해보면, 호르무즈 해협의 한국 선박 문제는 더 넓은 지평에서의 이란-미국 대립 구도와 맞물려 있습니다. 이란은 선박 통과를 하나의 지렛대처럼 활용하면서도, 미국과의 관계에서는 철저히 경계하고 신중한 접근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제시한 종전 조건에 대한 이란의 답변과,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대국민 연설이 향후 국면을 결정하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