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징주 기사로 93억 챙긴 회계사·기자 일당 검찰 기소

경M이한
18개의 관련 기사

3달 전 수정 · 2026년 7월 30일 오전 9:47

발행: 2026년 7월 29일 오후 3:46

요약 생성중...

검찰이 회계사 출신 투자자문업체 대표와 경제지 기자 등 8명을 특징주 기사를 이용한 선행매매 혐의로 기소했다. 이들은 2020년 10월부터 약 5년간 1,800여 건의 기사로 주가를 조작해 약 93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으며, 텔레그램 암호와 차명계좌 등 치밀한 수법을 동원했다. 검찰은 주범 등을 구속하고 범죄 수익 환수에 나섰다.

특징주 기사 하나로 주가를 띄우고 수십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회계사와 경제지 기자들이 검찰에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습니다. 이들은 단순한 정보 유출을 넘어 조직적으로 시장을 교란하는 수법을 사용했는데요, 범행 규모와 치밀함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기사 배포 전 'ㄹㄷ' 한 마디면 매수 시작

서울남부지검이 기소한 일당의 범행은 거의 공장식으로 이루어졌습니다. 회계사 출신 유사투자자문업체 대표가 먼저 거래량이 적은 중소형주나 테마주를 골라 미리 매수했습니다. 이후 자극적인 제목의 특징주 기사 초안을 직접 작성해 기자들에게 넘겼고, 기자들은 별도의 편집 절차 없이 즉시 송출할 수 있는 시스템을 악용했습니다.

특히 이들은 텔레그램 대화방에서 기사 송출 직전 'ㄹㄷ', 즉 '레디'라는 암호를 주고받으며 매매 시점을 맞췄습니다. 주식 매매 프로그램에서 기사 제목만 노출된다는 점을 노려 투자자들의 호재 기대심리를 자극한 것이 핵심 수법이었습니다. 한 번 범행으로 1시간 만에 1,700만 원을 수익 낸 사례도 있는데요, 이런 식으로 2020년 10월부터 약 5년간 총 1,800여 건의 기사가 동원되었습니다.

1,800건의 기사와 30만 원의 거래

범행을 주도한 대표는 기자들을 포섭하는 데도 체계적으로 접근했습니다. 기사 1건당 30만 원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현직 기자들을 끌어들였고, 이들이 또 다른 기자를 소개하는 방식으로 조직을 키웠습니다. 결국 연루된 기자들은 최소 2,800만 원에서 최대 1억 6,000만 원에 달하는 거액을 받은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 과정에서 총 85억 5,000만 원의 부당이득이 발생했고, 이와 별개로 또 다른 경제지 기자가 혼자 340건의 기사로 7억 4,000만 원을 챙긴 사실도 적발되었습니다. 두 갈래 범행을 합치면 피해 규모는 약 93억 원에 달합니다. 금융감독원은 기사 배포 직후 614만 개가 넘는 계좌에서 거래가 발생했다며, 이번 사건이 자본시장에 미친 영향이 상당하다고 분석했습니다.

수사망 좁히자 부동산 급매로 재산 은닉 시도

수사기관이 압수수색에 나서자 이들은 범죄 수익을 숨기기 위해 분주하게 움직였습니다. 대표를 포함한 일부 피의자들은 소유 부동산을 급하게 매도해 추징보전 명령을 피하려 했습니다. 또한 배우자 명의로 아파트를 취득하거나 지인 명의의 차명계좌를 이용하는 등 치밀한 은닉 수법도 동원했습니다.

당연히 검찰은 이런 움직임을 미리 예의주시했습니다. 계좌와 재산을 끝까지 추적해 매도 대금으로 새로 취득한 부동산과 배우자 명의 아파트 등을 모두 동결시켰습니다. 검찰은 주범과 핵심 연루자 3명을 구속하고 나머지 4명을 불구속 기소했으며, 범죄 수익을 끝까지 환수해 주식시장의 비정상적인 교란 행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습니다.

사실 이번 사건은 언론사 내부의 특징주 기사 송출 시스템의 허술함과 HTS상의 제목 노출 방식이라는 구조적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낸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제목과 키워드에 의존해 단기 매매를 하는 경향이 여전한 만큼, 제도적 보완 장치 마련이 뒤따를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