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열린 첫 입주, 그 뒤는 여전히 텅텅 비어
인천 계양지구에서 지난해 말 1,300채가 첫 입주를 시작했습니다. 2018년 3기 신도시로 지정된 뒤 무려 8년이 흘렀는데요. 정부가 서울 집값 안정을 위해 내놓은 공급 대책의 첫 결실이 이제야 맺힌 셈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전부는 아닙니다. 광명·시흥지구는 이달에서야 토지보상 절차가 시작될 예정이고, 당초 2027년이었던 입주 목표는 2030년으로 밀리거나 더 늦어질 가능성이 큽니다. 남양주 왕숙이나 하남 교산, 고양 창릉, 부천 대장지구 역시 예정보다 수 년씩 늦어지며 사업 기간이 10년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런 지연이 서울 집값에 미친 영향은 적지 않습니다. 서울 아파트값은 76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데, 제때 공급이 이루어졌다면 상승 폭이 완화되었을 거란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토지보상 과정의 주민 갈등이나 팬데믹, 원자재 가격 폭등 같은 외부 요인은 있었지만 계획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공사 기간은 단순한 핑계로 넘기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토론회도 갈등 속으로… 공정성과 실효성 사이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23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부동산 대토론회가 열렸습니다. 140명이 모였지만 실제 발언 기회는 20명 정도에 그쳤고, 온라인으로 접수된 의견의 90% 이상이 규제 완화를 요구한 것과 달리 현장에서는 70% 이상이 규제 강화 쪽에 무게를 뒀습니다. 의견 수렴의 장이라기보다는 서로 다른 목소리가 동시에 울려 퍼진 공간에 가까웠죠.
일각에서는 대통령이 특정 패널에게 발언권을 집중적으로 부여한 점을 두고 공정성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습니다. 반면 수원에서 아파트 청약 후 집단담보대출로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한 시민의 사연을 듣고 즉각 보완을 지시한 부분은 실수요자 보호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됩니다. 다만 시장에서는 이번 토론회를 보유세 인상을 위한 요식행위로 받아들이는 시각이 적지 않아 정책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늘어지는 공급, 깎이는 신뢰… 되돌리기엔 시간이 없다
3기 신도시 사업은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 주택을 대량 공급해 집값 상승을 잠재우겠다는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공급 시점을 계속 놓치면서 냉각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공급이 제때 이루어지지 않으면 정책의 효과는 반감되고, 시장의 불신만 커질 뿐입니다.
광명·시흥은 이제야 토지보상 절차에 들어가고, 의왕·군포·안산이나 화성 진안지구는 그보다 더 느린 상황입니다. 부동산 정책의 생명은 신뢰인데, 발표 이후 8년이 지나서야 겨우 첫 입주가 시작되는 현실은 국민들의 기대를 크게 어긋난 결과입니다. 지금이라도 구체적인 일정 관리와 책임 있는 추진 방식이 마련되지 않으면 서울 집값 안정은 더욱 요원한 목표가 될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