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 후 월 120만원 부족…행복한 노후, 멀어지나
국민들이 꿈꾸는 은퇴 후 생활에 필요한 월평균 생활비는 350만원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로 마련할 수 있는 금액은 230만원에 그쳐 120만원의 부족분을 떠안을 전망입니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가 전국 25~74세 성인 3천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 KB골든라이프 보고서'는 이러한 현실을 여실히 보여주며, 많은 은퇴 예정자들이 경제적 불안감 속에서 노후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희망하는 은퇴 생활의 질을 유지하기 어려운 수준으로, 은퇴 준비에 대한 근본적인 점검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꿈과 현실 사이, 120만원의 간극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들이 은퇴 후 최소한의 생활을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월평균 금액은 248만원, 좀 더 여유로운 적정 생활비는 350만원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이는 2023년 조사 대비 각각 3만원, 19만원 감소한 수치로, 팬데믹 이후 다소 현실화된 기대치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현재의 소득, 지출, 저축 수준을 고려할 때 실제 은퇴 후 조달 가능한 생활비는 월 230만원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는 적정 생활비 대비 65.7% 수준으로, 희망했던 노후 생활과 120만원의 격차를 보입니다.
이러한 재정적 여유 부족은 예상보다 빠른 은퇴 시기와도 맞물려 있습니다. 응답자들이 희망하는 은퇴 나이는 평균 65세였지만, 실제 은퇴 가구의 평균 은퇴 나이는 56세로, 무려 9년이나 앞당겨졌습니다. 이는 경제적 이유로 인해 계획보다 일찍 일터에서 물러나는 가구가 많다는 것을 시사합니다. 더구나 노후 준비를 시작하는 평균 나이는 48세로, 은퇴까지 남은 기간이 약 8년밖에 되지 않아 준비에 충분한 시간을 확보하지 못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연금 중심의 노후 자금, 부동산 활용은 소극적
은퇴 후 생활비 마련 방안으로는 연금 의존도가 매우 높았습니다. 국민연금이 88.6%로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으며, 금융소득(50.2%), 개인연금(47.8%), 근로소득(47.5%), 퇴직연금(42.2%) 등이 뒤를 이었습니다. 가구당 평균 2.9개의 다양한 연금을 보유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희망 생활비를 충당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입니다.
자산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부동산을 활용한 노후 대비는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경향을 보였습니다. 주택연금 가입 의향이 있다는 응답자는 32.3%에 그쳤으며, 주택을 매각해 노후 자금을 마련하겠다는 응답자(59.7%)도 대부분 70대 이후 실행을 계획하고 있었습니다. 이는 주택에 대한 애착이나 자녀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은 심리, 혹은 급변하는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안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풀이됩니다.
익숙한 곳에서 건강하게, '에이징 인 플레이스'
노후 거주지를 선택할 때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는 요소로는 의료시설 접근성이 1순위로 꼽혔습니다. 그 뒤를 교통, 자연환경, 생활 편의시설 등이 이었습니다. 이는 고령화 사회 진입에 따라 건강 관리와 편리한 생활 환경이 노후 만족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을 방증합니다.
많은 응답자들이 '에이징 인 플레이스(Aging In Place)', 즉 익숙한 곳에서 독립적으로 나이 드는 것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응답자의 80.4%가 현재 살고 있는 곳이나 비슷한 환경에서 노후를 보내는 것에 동의했습니다. 이는 거주지를 옮기는 것보다 기존 환경의 편의성과 안정성을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경향을 보여줍니다.
준비 부족, 사회적 지원 강화 절실
KB금융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사회가 이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음에도 불구하고, 경제적 노후 준비는 여전히 미흡한 수준이라고 지적합니다. 행복한 노후를 위해 건강만큼 중요한 것이 경제력임에도 불구하고, 노후 준비가 부족한 가구가 다수라는 점은 개인의 노력뿐 아니라 제도적, 사회적 지원 체계 구축의 필요성을 강조하게 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에서 안정적인 노후를 보장하기 위한 국가적 차원의 정책 마련과 개인들의 적극적인 준비가 요구되는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