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다음 달부터 수입 의약품에 최대 100%에 달하는 높은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발표하면서, 한국 제약·바이오 업계에 비상이 걸렸습니다.
미국의 의약품 관세 정책 및 배경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내 의약품 제조 공장 건설을 유도하기 위해 오는 10월 1일부터 브랜드 의약품 또는 특허 의약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미국 제조업을 부흥시키고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 정책 기조를 분명히 보여주는 조치입니다. 이러한 관세 정책은 단순히 의약품에 국한되지 않으며, 트럭, 가구 등 다양한 품목으로 확대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어 국제 무역 환경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습니다.
EU와 일본, 무역 협상 통해 15% 관세 상한 확보
이미 미국과 무역 협상을 타결한 유럽연합(EU)과 일본은 이 조치의 예외 대상이 될 전망입니다. EU는 지난달 미국과의 공동성명에서 EU산 의약품, 반도체, 목재 등 핵심 품목에 대한 최종 관세율을 15% 이내로 제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백악관 관계자 역시 EU와 일본이 협정을 통해 15%의 관세 상한을 적용받을 것이라고 확인했습니다. 이는 미국과의 최종 합의 여부가 관세율을 결정하는 결정적인 변수임을 시사합니다.
한국의 불확실성과 예상되는 파장
아직 최종 문안 합의 및 서명이 지연되고 있는 한국은 당분간 100% 관세 폭탄을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국은 지난 7월 미국과 무역협정의 큰 틀에 합의했지만,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아 '기울어진 운동장'에 놓이게 될 처지입니다. 지난해 미국이 수입한 의약품 중 한국산 비중은 약 1.9%인 40억 달러(약 5조 6,400억 원)에 달했으며, 이는 한국 전체 대미 상품 수출액의 약 3%를 차지합니다. 특히 한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의약품의 94.2%가 바이오 의약품이며, 바이오시밀러 의존도가 높다는 점에서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SK바이오팜 등 관련 기업들은 심각한 타격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미 자동차 관세에서도 EU, 일본보다 높은 25%의 관세를 적용받고 있는 한국은 의약품까지 불리한 위치에 놓이게 되면서 산업 전반의 경쟁력 약화가 우려됩니다.
국제 공급망 재편과 향후 전망
트럼프 대통령은 이러한 관세 조치가 미국 내 투자 유치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하며, 많은 기업들이 관세를 내지 않기 위해 미국으로 이전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로 암젠과 같은 제약사는 미국 내 제조업에 6억 5천만 달러를 투자하며 이에 대응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반도체 칩 개수 기준 관세 부과 검토, 미국 내 생산량만큼만 무관세 수입 허용 등 복잡한 공급망 구조 속에서 이러한 정책들이 얼마나 현실적으로 이행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미국과의 최종 협정 문안 합의를 서두르는 동시에, 수출 기업들의 타격 최소화를 위한 다각적인 방안을 모색해야 할 시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