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괴자 배상법' 통과…부채와 양극화가 만든 거리의 경고

아경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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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일 전 수정 · 2026년 10월 29일 오후 1:51

발행: 2026년 10월 28일 오후 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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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상원이 폭력 시위 참여자에게 최대 1만 유로 배상을 명령하는 '파괴자 배상법안'을 가결했습니다. 배경에는 GDP 119%의 부채와 저성장, 자산 상위 10%가 절반 이상을 쥔 양극화가 자리합니다. 반도체 호황으로 성장한 한국도 청년 고용과 소비 지표는 반대로 흐르고 있습니다.

상원을 통과한 '파괴자 배상법'

프랑스 상원이 28일 '파괴자 배상법안'을 찬성 229표, 반대 105표로 가결했습니다. 폭력 시위에 고의로 참여한 사람에게 최대 1만 유로를 배상하도록 하고, 복지급여와 주거지원금을 압류해 충당할 수 있게 했습니다. 기물 파손을 목적으로 모인 집단에 가담했다면 실제로 무엇을 부쉈는지와 무관하게 공동 책임이 붙는 구조입니다.

전날에는 '반란을 촉구하는' 소셜미디어 콘텐츠를 24시간 안에 삭제하도록 요구하는 법안도 통과했습니다. 응하지 않는 플랫폼은 차단되거나 검색에서 제외될 수 있습니다. 좌파 정당과 인권단체는 시위 참가자와 폭력 시위대를 동일시한다고 반발합니다. 파비앵 게 공산당 상원의원은 "법적 희극"이라 비판했고, 법안은 하원으로 넘어갔습니다.

거리로 나온 이유는 부채만이 아니다

법안의 배경에는 지난 5월 파리 생제르맹의 챔피언스리그 우승 직후 벌어진 폭동과 17일의 대규모 폭력 사태가 있습니다. 로랑 뉘녜스 내무장관은 "소수 기물 파손자의 비용을 다수가 떠안게 둘 수 없다"고 했습니다. 다만 거리로 나온 사람들의 사정은 훨씬 복잡합니다.

프랑스의 국가 부채는 GDP의 약 119%인 3조6000억 유로, 재정 적자는 5%를 넘습니다. 10년물 국채 금리는 5.14%까지 올라 독일과의 격차가 150bp 이상 벌어졌고, OECD는 2026년 성장률을 0.7%로 내다봤습니다. 자산 상위 10% 가구가 전체의 54.71%를 보유한 반면 하위 50%는 4.96%에 그칩니다. 감세와 유류세 인상이 겹치며 불만이 커졌고, 연금 수급 연령을 64세로 올리려던 개혁은 의회 과반 부재 속에 멈춰 있습니다.

한국이 읽어야 할 대목

한국은 숫자만 보면 사정이 다릅니다.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3분기 성장률 1.0%를 기록했고, GDP 대비 일반정부부채 비율은 47.3%로 프랑스의 절반에도 못 미칩니다.

그런데 속을 들여다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같은 기간 민간소비는 0.2% 줄었고 청년 고용률은 29개월 연속 내렸습니다. 8월 말 원화대출 연체율은 0.69%로 9년 10개월 만에 최고치입니다. 성장의 온기가 가계로 내려오지 않는다는 신호입니다.

정부는 주거 안정과 일자리, 서민금융을 3대 핵심 사회정책으로 내세웁니다. 이형일 부총리는 "모두의 성장"을 위한 양극화 완화를 강조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유럽의 혼란을 언급하며 "가장 크고 근본적인 원인은 저성장"이라고 짚었습니다. 전문가들은 세금을 공정하게 거두고 복지를 강화하는 재정·조세 정책과 소외계층·낙후지역 투자가 함께 가야 한다고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