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간 5만㎞ 걸어 고향으로, 칼 부시비의 ‘21세기 오디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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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시간 전 수정 · 2026년 11월 3일 오후 5:05

발행: 2026년 11월 3일 오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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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탐험가 칼 부시비가 1998년 칠레를 출발해 28년간 약 5만㎞를 걸고 헤엄쳐 고향 헐로 돌아왔습니다. 교통수단을 쓰지 않고 완주 전 귀향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켰고, 어머니와 아들, 처음 만난 손녀와 재회했습니다. 구금과 비자 문제, 금융위기, 코로나19, 전쟁 등으로 여정은 길어졌고 실제 이동 기간은 약 15년입니다.

28년 만의 귀향

영국 탐험가 칼 부시비가 2026년 11월 2일(현지시간) 고향인 잉글랜드 헐에 도착했습니다. 험버교를 건넌 그는 시민 수백 명의 환영을 받았고, 짐을 실은 손수레를 끌고 나와 “기다리게 해서 미안하다”고 농담했습니다. 환영 행사 뒤에는 어린 시절 살던 집까지 약 5㎞를 더 걸었습니다. 현수막 아래에서 어머니 앤절라가 기다리고 있었고, 두 사람은 눈물 속에 끌어안았습니다. 출발 당시 여덟 살이던 아들 애덤은 서른여섯 살이 됐고, 그는 열두 살 손녀를 처음 만났습니다. 교통수단을 쓰지 않고 완주 전에는 귀향하지 않는다는 두 원칙을 28년간 지킨 끝의 귀환입니다.

카드 한 장에서 시작된 대장정

여정의 출발점은 아버지가 보낸 생일 카드였습니다. 카드에는 특수부대원 두 명이 런던에서 뉴욕까지 걸을 수 있는지 논쟁했다는 이야기가 적혀 있었고, 부시비는 이를 계기로 세계 일주를 구상했습니다. 육군 공수부대에서 복무한 그는 결혼 생활이 파경을 맞은 뒤인 1998년 11월, 칠레 남단 푼타아레나스에서 29세의 나이로 길을 나섰습니다. 텐트 하나와 몇백 달러, 값싼 플라스틱 카메라가 전부였습니다. 그는 아메리카 대륙을 가로질러 얼어붙은 베링해협을 건너 러시아로 향했고, 중앙아시아와 유럽을 거쳐 카스피해와 영국해협은 헤엄쳐 통과했습니다. 이동 거리는 약 4만9890㎞, 4개 대륙과 26개국을 지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일부 보도에서는 30개국으로 전하기도 합니다. 당초 5년 안팎으로 예상된 여정은 예상보다 훨씬 길어졌습니다.

지연과 남은 이야기

파나마에서는 18일간 구금됐고, 멕시코에서는 총기 위협을 겪었습니다. 러시아에서는 불법 입국 혐의로 체포돼 비자 문제로 수년간 발이 묶였습니다. 2008년 금융위기로 후원사가 떨어져 나갔고, 코로나19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경로를 막았습니다. 러시아와 이란을 지나는 육로가 어려워지자 그는 2024년 카스피해 약 300㎞를 31일간 헤엄쳐 건넜습니다. 28년 중 실제 이동 기간은 약 15년으로 전해집니다. 독일 감독 베르너 헤어초크의 다큐멘터리 ‘워크 오브 라이프’도 제작 중입니다. 부시비는 강연과 책 집필에 집중할 예정이며, “28년이면 충분하다”며 등산화를 걸어둘 뜻을 밝혔습니다. 한 사람의 고집이 만든 기록은 이제 가족과의 재회로 마무리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