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상의 수입차 배제 논란
정부가 하반기부터 시행하려는 전기차 구매 보조금 새 평가 기준이 수입차를 사실상 배제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환경부는 7월부터 보조금 지급 대상을 선정할 때 ‘국내 전기차 생태계 기여도’를 평가하기로 했는데요, 문제는 그 평가 항목이 지나치게 국내 완성차 업체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총 120점 만점에 80점 이상을 받아야 하는데, ‘기업 신용도’, ‘국내 특허 보유 현황’, ‘국내 사업장 고용 현황’, ‘동반성장지수’ 등 수입사가 점수 따기 어려운 항목이 많습니다. 특히 국내 지사의 신용도는 본사보다 낮을 수밖에 없고, 동반성장지수는 평가 대상 자체가 아니어서 애초에 점수를 받을 수 없는 구조입니다. 이 평가 기준은 사실상 국내 제조사에 유리하게 설계되어 있다는 비판이 나옵니다.
지자체 보조금은 벌써 바닥
한편,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전기차 보조금이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동나고 있습니다. 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160개 지자체 중 전기 승용차 보조금을 이미 모두 소진한 곳은 45곳(28.1%)에 달합니다. 90% 이상 집행한 곳까지 합치면 60곳(37.5%)이나 됩니다. 이는 올해 초 정부가 보조금 사업을 조기 공고하고, 중동 사태로 인한 고유가까지 겹치며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한 탓입니다. 1~2월 국내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무려 167%나 급증했습니다. 이대로라면 이달 중으로 절반 이상의 지자체에서 보조금이 바닥날 전망입니다. 정부는 지자체 보조금이 소진될 경우 국비를 우선 지원하고 사후 정산하는 방식을 운영 중이지만, 근본적인 재원 추가 확보 없이는 한계가 명확해 보입니다.
소비자 선택권은 좁아지고
이런 정책 변화에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건 소비자들입니다. 새 평가 기준으로 테슬라나 BYD 같은 인기 수입 전기차 모델에 대한 보조금 지급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이는 소비자의 선택지를 크게 줄이는 결과로 이어집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A)는 정책이 시장의 자율적 경쟁을 해치고 소비자 선택을 제한한다며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실제로 기름값이 오르면서 전기차로 눈을 돌리던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보조금 축소 가능성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이소영 의원도 이 정책에 동의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히며 문제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결국 정책의 취지인 ‘국내 생태계 육성’과 ‘소비자 선택권 보장’, 그리고 ‘2030년 420만대 보급 목표’ 달성 사이에서 정부는 줄타기를 해야 하는 상황입니다. 지자체의 재정 역할이 더욱 중요해졌지만, 재원이 부족한 현실이 걸림돌이 되고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