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기와 관행, 두 갈래로 나눈다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이 수도권 농지를 시세 차익을 노리고 무단 휴경하거나 사적으로 임대하는 행위를 투기로 의심한다는 방침을 내놨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2월 국무회의에서 농지를 투기 대상으로 지목하며 전수조사를 주문한 데 따른 후속 조치인데요. 9월 21일 국회 당정협의회에는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과 권칠승 민주당 정책위의장, 윤준병 농해수정조위원장이 참석했습니다.
기준은 영농 의사입니다. 영농 의사가 확인되면서 불가피하게 임대하거나 휴경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를 나눠 대응하기로 했습니다. 중대 위반은 법과 원칙에 따라 조치하고, 경미 위반은 자진 시정 기회를 주는 방식입니다.
무엇이 중대 위반인가
중대 위반 사례는 비교적 명확합니다.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거짓 영농 계획으로 농지를 취득한 뒤 무단 휴경하거나 불법 임대하는 행위, 농업법인을 세워 농지를 사들인 뒤 부동산업을 영위하는 경우, 경매로 지분만 취득한 뒤 방치하는 행위 등입니다.
반대로 농업인끼리 편의상 농지를 바꿔 경작하거나 마을 농지를 한 사람이 모아 짓는 경우는 경미 위반으로 봅니다. 자진 시정을 권고하고, 어려우면 소유주 동의를 받아 농지은행에 위탁해 실제 농사에 쓰도록 할 계획입니다.
농식품부는 7월까지 기본 조사를 마쳐 전체 1,013만 필지 가운데 284만 필지, 약 27%가 불법 임대나 무단 휴경 의심으로 분류됐다고 밝혔습니다. 연내 특별조치법을 제정해 경미 위반 처벌을 완화하는 방안도 추진 중입니다.
현장의 반발과 여야 공방
문제는 현장의 불안이 좀처럼 가라앉지 않는다는 겁니다. 개정 농지법은 정당한 사유 없이 농사를 짓지 않으면 1년 이내 처분을 명하도록 의무화했는데, 고령화와 인력 부족, 가족 간 증여 같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실제로 충북 남일면의 논 농지 가격은 제곱미터당 12만7천 원에서 14만6천 원대가 9만2천 원으로 2837% 떨어졌고, 거래 건수도 34건에서 16건으로 줄었습니다. 전수조사 대상 8만3천여 필지 가운데 심층 조사율은 2443%에 머물러 지자체 부담도 커진 상태입니다.
정치권 공방도 이어집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이 대통령이 "농사를 못 지으면 농지를 뺏는다"는 주장을 가짜 선전이라 반박한 데 대해, 오히려 농민까지 비판세력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재반박했습니다. 농식품부는 거래량이 전년 동기 대비 2.2% 늘고 가격 하락폭도 줄었다며 거래절벽 주장에 반박하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