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적만으로는 부족한 시대
대학 입시에서 학교폭력 이력이 중요한 변수로 부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서울대를 포함한 6개 거점 국립대에서 학폭 전력으로 45명의 지원자가 불합격 처리된 사실이 최근 잇따라 확인됐는데요. 경북대가 22명으로 가장 많은 탈락자를 냈고, 부산대 8명, 강원대 5명, 전북대 5명, 경상대 3명, 서울대 2명의 순으로 나타났습니다.
서울대에서조차 학폭 이력으로 2명의 지원자가 최종 탈락했다는 사실은 학폭 문제가 이제 명문대 입학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특히 이번 조치는 수시 37명, 정시 8명으로 구분되며, 단순히 성적 좋은 학생이라도 학폭 전력이 있으면 입학 문턱을 넘기 어려워졌음을 의미합니다.
광주 지역 대학들의 다양한 기준
문제는 각 대학별로 학폭 이력 반영 기준이 크게 달라지고 있다는 점입니다. 광주 지역 대학들만 봐도 그 차이가 확연한데요. 광주교육대는 학폭 처분 정도에 따라 최대 100점 감점 또는 부적격 처리를 하는 강력한 기준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반면 광주과학기술원은 정성평가에만 반영한다고 명시했고, 호남대는 9호(퇴학) 처분을 받으면 부적격 처리하는 등 대학마다 접근 방식이 제각각입니다.
이런 기준 차이는 동일한 학폭 사안이라도 지원하는 대학에 따라 합격 여부가 달라질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수험생 입장에서는 어떤 대학을 지원하느냐에 따라 운명이 갈릴 수 있는 구조라 볼 수 있습니다.
감점 방식의 자율성과 문제점
각 대학들은 학폭 조치 사항에 따라 다양한 감점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경북대는 전형 총점에서 13호는 10점, 47호는 50점, 8~9호는 150점을 감점하는 정량적 방식을, 다른 대학들은 서류 평가나 면접 과정에서 반영하는 정성적 방식을 선택하기도 합니다.
물론 일부 대학들은 아직까지 학폭 감점을 반영하지 않고 있는데, 전남대, 제주대, 충남대, 충북대 등 4개 국립대는 지난해 대입에서 학폭 감점을 별도로 반영하지 않아 불합격자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2026학년도부터는 모든 대학이 학폭 기록을 의무적으로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상황은 더욱 복잡해질 전망입니다.
논란과 전망
시민단체들은 이런 입시 제재 강화가 학폭 억제에 실효성이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습니다. '학벌없는사회를 위한 시민모임'은 "학교폭력 처분 수위가 낮아지거나 사회적 비용만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는데요. 또한 학폭 처분에 불복하는 행정소송 등이 증가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습니다.
반면 학교폭력 피해 학생들을 보호하고 공정한 입학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학교폭력은 복합적인 사회 문제인데, 이를 청소년 개인의 문제로만 단죄하고 그 이면을 살피지 못하게 될 위험성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앞으로 모든 대학이 학폭 기록을 의무 반영해야 하는 상황에서, 대학별 기준 차이로 인한 형평성 논란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교육 당국과 대학들이 이 문제에 대해 더욱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