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00년 만에 깨어난 신라 장수와 시종, 순장제 실체 드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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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 년 전 수정 · 2025년 10월 20일 오후 10:46

발행: 2025년 10월 20일 오후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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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황남동에서 1600년 전 신라 장수와 시종의 무덤이 발견되었다. 4세기 말~5세기 전반 목곽묘에서 경주 최고(最古) 금동관 조각과 함께 순장된 시종의 흔적이 확인되어 신라 순장제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이번 발굴은 신라 고분 양식 발전 과정과 초기 금공 기술 연구에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무덤 아래 숨겨진 또 다른 무덤

경주 황남동에서 1600년의 깊은 잠에서 깨어난 신라 장수와 그의 시종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황남동 120호 고분 아래에서 발견된 황남동 1호 목곽묘는 4세기 말에서 5세기 전반에 조성된 것으로, 신라 고분 연구의 새로운 장을 열었습니다. 이번 발굴은 단순히 유물을 찾아낸 것을 넘어, 신라 초기 사회의 모습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이 공개한 발굴 현장에는 30세 전후의 장수와 그의 시종으로 추정되는 인물이 함께 잠들어 있었습니다. 무덤 주인공은 최상위 신분의 장수로, 금귀걸이와 환두대도, 금동관 등 화려한 유물들로 장식된 상태였습니다. 특히 경주에서 가장 오래된 금동관 조각이 발견되면서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순장제의 구체적 증거

이번 발굴에서 가장 주목받은 것은 부곽에서 발견된 순장자의 흔적입니다. 말 갑옷 위에 놓인 사람의 뼈와 갑옷은 신라 시대 순장제의 실체를 구체적으로 보여주는 첫 번째 사례입니다. 순장된 인물은 160~165cm 정도의 키를 가진 시종으로 추정되며, 팔다리가 벌어진 특이한 자세로 발견되었습니다.

갑옷의 구조도 특이한데, 몸통 부분을 가죽으로 만들어 경량화한 형태입니다. 이는 장수가 지휘관급 신분이었음을 짐작하게 하는 동시에, 당시 군사 장비 기술의 발전 수준을 엿볼 수 있게 합니다. 말 갑옷의 발견 역시 쪽샘지구 C10호분 이후 두 번째 사례로, 5세기 전후 신라의 중장기병 존재를 뒷받침하는 증거가 되고 있습니다.

신라 금공 기술의 새로운 단서

출토된 금동관 파편에는 고구려의 전씨 집안 출토 금동 장식과 신라 금관총 금제 모관에서 볼 수 있는 문양이 투조되어 있습니다. 이는 기존 황남대총에서 발견된 금동관보다 앞선 시기의 제작품으로 추정되며, 신라 초기 금공 기술 연구에 중요한 자료가 될 전망입니다.

이 금동관은 '황금의 도시 신라'의 황금 문화를 확인하는 단초가 될 뿐만 아니라, 무덤 주인이 왕족이 아닌 무인 직능의 장수였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가 있습니다. 당시 신라 사회에서 무인 계층의 위상과 그들이 누리던 부를 가늠할 수 있게 해주죠.

고분 발전사의 빈칸 채우다

이번 발견은 신라 고분 양식이 목곽묘에서 적석목곽분으로 발전하는 중간 단계를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국가유산청 이종훈 역사유적정책관은 "기존 신라 고분 연구를 뒤엎고 다시 써야 할 정도의 발견"이라고 평가했습니다. 황남동 120호분의 봉분 아래에 위치한 1호 목곽묘는 물리적, 시간적으로 모두 앞서 제작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이번 발굴은 경주 지역 유명 고분 아래에 이와 유사한 중요 분묘가 다수 존재할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는 향후 신라 고분 연구의 방향을 완전히 바꿀 수 있는 중요한 단서가 되고 있습니다.

발굴 현장과 출토된 유물들은 APEC 정상회의 기간 동안 일반에 공개될 예정입니다. 주낙영 경주시장은 "유적의 보존과 공개가 조화를 이루도록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주요 유물들은 국립경주문화유산연구소 신라월성연구센터에 전시되어, 많은 이들이 신라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