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대 실적의 이면
한국콜마가 3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습니다. 매출액 6830억 원, 영업이익 58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9.0%, 7.0%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무려 76.7%나 급증한 424억 원을 기록했는데요. 누적 기준으로도 영업이익이 20.8% 증가한 1917억 원에 달하며 겉보기에는 화려한 성적표를 받았습니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다른 그림자가 보입니다. 이번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하회했고, 해외 법인들의 부진이 두드러지고 있습니다. 특히 HK이노엔의 매출 인식 지연과 중국, 미국 법인의 적자가 전체 실적을 끌어내린 주요 원인으로 분석되고 있습니다.
국내 호조와 해외 부진의 이중주
국내 사업부문은 확실히 선전했습니다. 한국콜마 본사는 스킨케어 브랜드 수출 호조에 힘입어 별도 기준 매출 3220억 원, 영업이익 443억 원을 기록하며 각각 17.7%, 19.0%의 성장률을 보였습니다. 인디 브랜드 수출 수요 증가와 추석 연휴 효과가 결합된 결과인데요. 핵심 자회사인 HK이노엔도 전문의약품(ETC) 부문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가며 매출 2608억 원, 영업이익 259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문제는 해외 법인들입니다. 중국 법인은 선 물량 감소와 저수익 제품 비중 증가로 매출이 13% 감소한 318억 원에 그쳤고, 16억 원의 영업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미국 법인은 상황이 더 심각한데, 2공장 가동에도 불구하고 수주 감소로 매출이 54% 급감하며 64억 원의 영업 적자를 냈습니다. 글로벌 시장에서의 부진이 한국콜마의 성장 동력을 위협하고 있는 겁니다.
시장 변화에 따른 도전 과제
키움증권은 한국콜마에 대해 'BUY' 투자의견과 11만 원의 목표주가를 유지하면서도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시장 환경이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점인데요. 인디 브랜드 중심의 시장으로 패러다임이 이동하면서, 한국콜마의 기존 사업 모델이 한계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대형 고객사 중심의 보수적 거래 구조는 안정성은 확보해 주지만, 신흥 중소 브랜드 중심의 성장 사이클에서는 오히려 발목을 잡을 수 있습니다. 공격적인 영업력과 유연한 거래 구조를 갖춘 경쟁사들에 비해 대응이 느릴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입니다.
앞으로의 전망과 과제
한국콜마는 4분기 국내 법인 매출 성장률을 4~6% 수준으로 전망했습니다. 이는 업황 대비 다소 아쉬운 수치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키움증권은 내년에도 한국콜마의 성장세가 유지될 것이라고 보지만, 체감 성장 모멘텀은 다소 약할 것으로 예상합니다.
2025년 매출액은 2조 7073억 원, 영업이익은 2411억 원으로 추정되지만, 실제로 소비자들이 느끼는 성장과 주가에 반영될 모멘텀 사이에는 괴리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26년에는 매출액 2조 9748억 원, 영업이익 2921억 원으로 더욱 성장할 전망이지만, 이는 시장 변화에 대한 효과적인 대응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한국콜마는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글로벌 고객 확대를 통해 지속적인 성장을 추구한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 회복과 인디 브랜드 시장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가 시급해 보입니다. 화장품 산업의 판도가 빠르게 재편되는 가운데, 한국콜마가 어떻게 이 위기를 기회로 전환할지 주목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