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만 관객 '왕과 사는 남자', 기록 깨고 관광까지 살리다

지M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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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달 전 수정 · 2026년 3월 8일 오후 1:48

발행: 2026년 3월 7일 오후 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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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천만 관객 돌파 후 이틀 만에 1100만 명을 넘어서며 역주행 흥행을 기록했습니다. 정치권의 축하와 지역 관광 활성화라는 사회적 파급력을 보였으며, '패배한 왕'을 조명한 서사는 승자가 아닌 인간의 역사로 콘텐츠의 지평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기록을 깨고 역주행한 흥행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개봉 3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한 지 불과 이틀 만에 1100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이는 최근 몇 년간 한국 영화계에서 보기 드문 속도입니다. 특히 이 영화의 흥행 곡선은 일반적인 패턴과 정반대인데요. 개봉 첫 주보다 4주 차에 관객 수가 두 배 이상 늘어나는 '역주행' 현상을 보였습니다. 장항준 감독은 개봉 초반 저조한 성적에 우려를 표했지만, 주말 이후 입소문을 타며 예상치 못한 기적을 만들어냈죠. 이런 이례적인 흥행은 작품이 담은 진심 있는 메시지가 관객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영화는 1457년, 폐위된 선왕 단종 이홍위가 청령포로 유배된 후 현지 촌장 엄흥도와 함께하는 이야기를 그립니다. 권력 다툼이나 정치적 암투보다는, 신분을 뛰어넘은 두 인간의 소박한 교감과 따뜻한 유대에 초점을 맞췄습니다. 유해진, 박지훈, 유지태, 전미도 등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도 호평을 받았고, 전미도 배우는 천만 돌파 소감으로 "참으로 행복하고 보람되네요"라며 감격을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정치권과 지역을 움직인 파급력

이번 흥행은 영화계를 넘어 정치권과 지역 경제까지 영향을 미쳤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2년 만에 이룬 뜻깊은 성과"라며 축하 메시지를 보냈고,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직접 장항준 감독을 만나 격려했습니다. 여야를 막론하고 정당들은 이 성과를 한국 콘텐츠의 저력이 발현된 결과로 평가하며, 문화 산업 지원 강화를 약속했습니다. 영화 한 편의 성공이 국가 차원의 응원과 정책적 관심으로 이어진 특별한 사례가 된 겁니다.

더욱 눈에 띄는 변화는 지역 관광 분야에서 나타났습니다. 영화의 배경이 된 강원도 영월군의 청령포와 장릉은 올해 들어 관광객이 급증했습니다. 영화 개봉 후인 2월 한 달간 방문객이 6만 4천 명을 넘어섰고, 3월 초까지 누적 10만 명을 돌파했는데요.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훨씬 빠른 속도입니다. 주말에는 청령포에서 배를 타기 위해 30분 이상 줄을 서야 할 정도로 인기가 뜨겁습니다. 영화 속 주요 촬영지인 경북 문경새재 오픈세트장과 고령의 장군 유적지도 새로운 관광 명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승자의 역사에서 인간의 역사로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은 단순한 흥행 이상의 문화적 의미를 지닙니다. 기존 한국 사극이 강력한 군주나 영웅적인 승리자를 주로 다뤘다면, 이 영화는 권력에서 밀려난 '패배한 왕'의 마지막 시기를 따뜻한 시선으로 조명했습니다. 이는 승자의 기록이 아닌, 인간다움과 공감의 역사로 콘텐츠의 무게 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입니다. OTT 시대에 접어들며 글로벌 시장에서도 특정 국가의 정치사보다 보편적인 인간 감정을 건드리는 스토리가 더 큰 공감을 얻는 추세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제작사 SLL에게도 이번 성공은 의미가 큽니다. '범죄도시4'에 이어 2년 만에 또 하나의 천만 영화를 배출하며, 멀티 레이블 전략과 체계적인 IP 생산 시스템의 효율성을 입증했죠. 한편으로는 침체된 극장 산업 환경 속에서 관객을 다시 극장으로 불러모은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도 받고 있습니다. 다양한 층위에서 분석이 가능한 이번 현상은, 앞으로 한국 영화가 나아갈 방향에 대한 풍부한 화두를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