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를 선택한 유권자들
2026년 10월 28일 이스라엘 총선이 끝난 직후, 텔아비브의 야권 선거사무소는 뜨거웠습니다. 야권 대표 가디 아이젠코트는 지지자들 앞에서 손을 흔들며 출구조사 결과를 알렸는데요. 그의 진영이 네타냐후 총리 진영을 근소하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다만 과반인 61석에는 미치지 못해 정권 구성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아이젠코트는 투표 종료 직후 "이스라엘 국민은 변화를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정당한 지도자라면 불신임 결과를 받아들이고 은퇴를 선언했을 것이라며 네타냐후의 퇴진을 공개적으로 요구했습니다. 근소한 차이였지만 사실상 승리를 선언한 셈입니다.
군 출신에서 야권 대표로
아이젠코트의 이력은 이번 선거에서 강력한 자산이 됐습니다. 1978년 보병 부대에 입대해 41년간 복무했고,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참모총장을 지냈습니다. 2022년 간츠 전 국방장관이 이끄는 국가통합당에 입당했고, 이듬해 중도 성향을 내건 야샤르당을 창당했습니다.
배경도 대비됩니다. 미국에서 성장한 엘리트 이미지의 네타냐후와 달리, 아이젠코트는 모로코 출신 노동자 가정에서 자랐습니다. 로이터는 그의 직설적인 화법과 가자전쟁에서 아들과 조카 두 명을 잃은 개인사가 유권자들에게 강하게 다가갔다고 짚었습니다.
변수로 남은 외부 지원
선거 막판에는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변수로 떠올랐습니다. 그는 자신의 지지 선언이 네타냐후에게 큰 도움이 됐을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출구조사에서는 네타냐후 진영이 열세를 보이면서, 외부 지원이 표심을 얼마나 움직였는지는 의문으로 남았습니다.
양측의 신경전도 이어졌습니다. 2024년 6월 네타냐후 측근이 아이젠코트의 서툰 영어 발음을 조롱하는 영상을 올리자, 아이젠코트는 "네타냐후의 훌륭한 영어는 2023년 하마스 기습 공격 때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았다"고 맞받았습니다. 과반 의석이 없는 상황에서 누가 먼저 연정의 손을 잡느냐가 향후 정국의 방향을 가를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