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단은 순방 비판에 대한 응수
이재명 대통령의 SNS 표현 하나가 여야 공방으로 번졌습니다. 지난달 31일 이 대통령은 야권이 잦은 해외 순방을 문제 삼자 "부처 눈에는 부처만 보이고 돼지 눈에는 돼지만 보인다"고 맞받았는데요. 사람은 아는 만큼만 보인다는 뜻을 담은 표현이었습니다.
국민의힘은 곧바로 반발했습니다. 국민의 정당한 문제 제기를 깎아내리는 데 그치지 않고 국민을 돼지에 빗댔다며 오만함이라고 비판한 겁니다. 최보윤 수석대변인은 대통령이 당대표 시절 순방을 '혈세 낭비'로 비판했으면서 집권 후에는 태도가 달라졌다고 지적했습니다.
한문 둘러야 권위가 생기나
이 대통령은 2일 엑스에 다시 글을 올렸습니다. 문제의 표현이 무학대사와 이성계의 고담준론 가운데 '돈안지유돈 불안지유불'이라는 구절이라며, 한문으로 인용했다면 별말이 없었을 것이라고 짚었습니다. 같은 말을 한글로 옮겼다는 이유로 격이 떨어진다는 지적은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겁니다.
그는 마이동풍, 조족지혈, 우이독경처럼 소와 닭, 말을 언급한 성어도 한글로 쓰면 격이 떨어지는지 반문했습니다. 한문을 둘러야만 권위가 생긴다고 믿는 태도를 '기묘한 분별심'이라고 표현했습니다. 말의 품격은 글자가 아니라 그 안에 담긴 통찰의 깊이에서 나온다는 설명도 덧붙였습니다.
여야 공방과 남은 쟁점
민주당은 순방 횟수보다 성과를 봐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희토류 확보 등 자원외교가 정부의 목표라고 반박했고, 강성필 전 부대변인은 어느 나라에서 어떤 성과가 없었는지 구체적으로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반대로 국민의힘은 사례를 하나씩 들춰냅니다. 프랑스 영화제 단독 참석과 멕시코 K팝 공연장 셀카, 북한 지뢰 사고 시기의 뉴욕 일정 등을 문제 삼았는데요. 이준우 미디어 대변인은 지지율이 30% 초중반인 상황에서 특정 분야 성과를 자랑하는 건 반에서 꼴찌인 학생이 한 과목 점수를 자랑하는 것과 같다고 비유했습니다. 표현 논란과 외교 성과 평가가 맞물리면서 공방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