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와 가치관, 동시에 겨냥한 규제
중국 인터넷 규제당국이 올해 춘제(설) 연휴 기간 동안 대대적인 온라인 환경 정비에 나섰습니다. '청랑·2026년 즐겁고 평온한 춘제 온라인 환경 조성' 특별 행동이라는 이름으로, 한 달간 집중 단속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번 조치의 눈에 띄는 점은 최신 기술인 AI(인공지능)로 생성된 유해 콘텐츠와 전통적 가치관에 도전하는 '비혼·비출산' 담론을 동시에 겨냥했다는 것입니다. 단순한 콘텐츠 검열을 넘어, 기술의 악용과 사회적 가치의 해체를 동시에 막겠다는 복합적 접근이 돋보입니다.
구체적으로 AI 분야에서는 생성형 AI 기술을 이용해 만든 폭력적·선정적 콘텐츠, 가짜 뉴스나 조작된 이미지·동영상이 주요 타깃입니다. 특히 AI가 생성한 정보임을 표시하지 않은 허위 정보를 유포한 계정 1만 3천여 개를 조치하고 관련 콘텐츠 54만 건 이상을 정리했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AI 기술이 보편화되며 새롭게 떠오른 위협에 선제적으로 대응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불량 가치관'으로 규정된 비혼·비출산 논의
이번 단속에서 더욱 주목을 받은 부분은 '비혼·비출산'을 선전하거나 결혼을 비방하는 콘텐츠를 명시적으로 '불량 가치관'으로 규정한 점입니다. 함께 단속 대상이 된 내용을 보면, 남녀 간 대립을 조장하거나 '결혼 공포', '출산 불안'을 과도하게 부각하는 행위, 부를 과시하는 콘텐츠, 심지어 온라인 도박이나 미신 확산과 같은 불법 활동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단속의 범위가 매우 넓고, 온라인상의 논의가 특정 방향으로 치우치는 것을 원천 봉쇄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느낄 수 있습니다.
이러한 규제가 등장한 배후에는 중국이 직면한 심각한 인구 위기가 자리잡고 있습니다. 중국의 총인구는 2023년 339만 명 감소했으며, 2024년 출생아 수는 792만 명으로 전년 대비 17%나 급감했습니다. 일부 인구학자들은 중국의 합계출산율이 이미 1.0명 아래로, 약 0.7~0.98명 수준까지 떨어졌을 것으로 분석합니다. 이는 인구 유지에 필요한 2.1명은커녕, 일본(1.15명)이나 한국(0.75명)보다도 낮은 수치입니다. 정부의 입장에서는 온라인에서 확산되는 비혼·비출산 담론이 이미 위기 수준인 출산율을 더욱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인구 위기와 정부의 다각적 대응
인구 감소의 원인은 단순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혼인 연령의 상승, 출산 의지 약화, 가임 연령 여성 인구의 감소, 불임 비율 증가 등 구조적 문제를 지목합니다. 이러한 깊은 문제 앞에서 온라인 담론 규제만으로는 한계가 명확해 보이는데요. 이에 중국 정부는 규제와 더불어 대규모 재정 투입을 통한 인센티브 정책도 병행하고 있습니다. 올해만 약 38조 원 상당의 예산을 투입해 신혼부부에 대한 세금 감면과 주택 구매 지원, 출산 휴가 확대, 영유아 가정에 대한 보조금 지급 등 다양한 지원책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
결국 이번 춘제 기간 단속은 표면적으론 '건전한 온라인 환경' 조성이지만, 실질적으론 국가적 과제인 인구 위기에 대한 총체적 대응의 일환으로 해석됩니다. 기술이 생성한 새로운 형태의 유해 정보와 사회적 합의를 해체할 수 있는 담론을 동시에 경계하며, 규제와 지원이라는 두 발로 걷고 있는 셈입니다. 그러나 혼인과 출산이라는 개인의 선택에 대한 국가의 개입이 어디까지 효율적일 수 있을지, 그리고 복잡다기한 현대 사회 문제가 단순한 콘텐츠 차단으로 해결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많은 논의가 남아 있습니다. 중국의 이번 시도가 가져올 실제 효과와 파장은 당분간 주목받을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