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정상, 경주 APEC서 6년 만에 회담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약 6년 만에 대면 회담을 갖습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집권 이후 첫 정상회담이자, 2019년 G20 오사카 정상회의 이후 6년 만에 성사되는 만남으로, 그간 첨예한 갈등을 이어온 미중 관계의 새로운 전환점이 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습니다.
양국 정상의 동시 한국 방문은 2012년 서울 핵안보정상회의 이후 13년 만의 일입니다. 이번 회담은 급변하는 국제 정세 속에서 두 초강대국의 만남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가 남다릅니다. 미국은 물론 중국 역시 이번 만남을 통해 각자의 외교적 입지를 다지고, 장기화된 무역 전쟁과 기술 패권 경쟁 속에서 새로운 협력의 실마리를 찾고자 할 것으로 보입니다.
틱톡 잠정 합의, 회담 성사에 기여
이번 미중 정상회담 성사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요인으로는 틱톡의 미국 사업권 매각 문제에서 양측이 잠정적인 합의점을 찾은 것이 꼽힙니다. 새로운 프레임워크는 미국 투자자 컨소시엄이 틱톡 미국 사업의 지배권을 확보하고, 핵심 알고리즘은 중국 바이트댄스의 기술을 라이선스 받아 운영하는 방식입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 합의를 긍정적으로 평가하며 시진핑 주석과의 통화가 매우 좋았다고 밝혔습니다. 시진핑 주석 역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공동 번영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하지만 틱톡 문제를 둘러싼 중국 측의 입장은 조심스럽습니다. 중국 외교부는 기업의 의사를 존중한다는 원론적인 입장만을 밝히고 있으며, 매각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자제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미국 측에 일방적인 무역 제한 조치를 피하고, 양국 간의 성과에 충격을 주는 것을 막아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산적한 현안, ‘불안한 해빙’ 가능성
틱톡 문제 외에도 미중 양국은 관세, 펜타닐, 우크라이나 전쟁, 대만 문제 등 해결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습니다. 특히, 2019년 이후 지속된 관세 전쟁은 11월로 예정된 관세율 인하 및 부과 유예 기간 만료를 앞두고 중요한 협상 테이블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양국은 지난해 관세율을 115%포인트씩 낮추고 고율 관세 부과를 유예하는 합의를 했으나, 이 기간이 종료되면 다시 긴장이 고조될 수 있습니다.
또한, 미국은 중국의 희토류 수출 규제, 대중국 반도체 수출 통제 등 기술 패권 경쟁에서도 공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중국은 미국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반발하며 양국 간의 갈등은 쉽사리 해소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입니다. 대만 문제는 미중 관계의 근본적인 불안 요소로 남아 있으며, 남중국해에서의 충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한국의 ‘가교’ 역할과 ‘실용 외교’
이번 APEC 정상회의 의장국인 한국은 미중 양국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 사회에서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고 국익을 도모할 기회를 얻었습니다. 이재명 대통령은 초강대국 간의 '가교' 역할을 자처하며, 한반도 평화와 비핵화 문제에 대한 국제적 지지를 확보하는 다자 외교를 펼칠 계획입니다. 이를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을 연이어 개최하며 '국익 중심의 실용 외교'를 본격화할 예정입니다.
정부는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해 최대한의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특히, 양 정상의 방한 시 서울에서의 숙박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으며, 과거 사례를 바탕으로 보안 및 의전 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습니다.
이번 경주 APEC 정상회의는 단순한 국제회의를 넘어, 동북아 정세와 글로벌 경제 질서의 향방을 결정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6년 만의 미중 정상회담에서 어떤 돌파구가 마련될지, 아니면 기존의 입장차만 재확인할지에 따라 향후 국제 사회의 역학 관계가 재편될 수 있습니다. 결국 이번 만남은 양국 관계의 '불안한 해빙' 속에서 실질적인 관계 개선의 모멘텀을 확보하느냐가 관건이 될 전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