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부담에 쪼그라드는 1주택자들
정부의 8·3 부동산 세제 개편안이 시장에 상당한 파장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실거주 여부에 따라 비슷한 가격의 주택을 보유한 1주택자가 내는 세금이 최대 7배까지 벌어지면서 형평성 논란이 커지고 있는데요. 시가 20억 원 상당 아파트를 기준으로 실거주자는 약 30만 원만 부담하지만, 비거주자는 200만 원에 가까운 보유세를 내야 합니다.
이러한 격차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정부 정책을 '국가폭력'이라고까지 표현하며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세 부담이 커진 비거주 1주택자들이 임차인에게 퇴거를 요구하거나 급매로 내몰리는 사례가 늘면서 세입자들마저 불안감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공시가격은 계속 오르지만 실제 현금 흐름은 개선되지 않아 고령층과 직장인들의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세제 혜택에 흔들리는 가족의 경제학
개편안은 가족 관계까지 세제 설계의 변수로 끌어들이며 '황혼이혼' 논란을 낳고 있습니다. 부부가 각각 집을 보유하면 1세대 2주택으로 분류되어 세 부담이 커지는데, 이혼하면 각각 1세대 1주택 혜택을 받게 되는 구조 때문입니다. 실제로 공시가격 30억 원짜리 주택을 각각 보유한 부부가 이혼할 경우, 혼인을 유지할 때보다 연간 종합부동산세가 약 3천만 원 줄어드는 것으로 분석되었습니다.
물론 위장이혼은 과세당국이 금융거래와 실제 거주지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 실질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 단순한 해결책은 아닙니다. 다만 기초연금 선정 기준에서도 부부가구가 단독가구보다 불리하게 설정된 사례처럼, 제도가 혼인을 유지하는 것보다 해체하는 쪽에 경제적 유인을 제공한다는 지적은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소득과 재산이 같다면 혼인 여부와 관계없이 세금과 복지 혜택이 유지되어야 한다는 '혼인 중립성' 확보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공급 확대를 둘러싼 정부와 서울의 기싸움
세금 갈등이 커지는 가운데 주택 공급 확대를 두고도 정부와 서울시는 정면으로 부딪히고 있습니다. 용산국제업무지구 공급 물량을 두고 정부는 최대 1만 가구를 주장하는 반면, 오 시장은 국제적 위상 훼손과 기반시설 부담을 이유로 8천 가구가 한계라고 맞서고 있습니다. 또한 용산공원 어린이정원 부지를 택지로 활용하려는 정부 방침에 대해 오 시장은 절대 불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재개발·재건축 활성화 방안 역시 양측의 시각차를 보이고 있습니다. 오 시장은 신속통합기획을 핵심 해법으로 내세웠지만, 대통령 측은 물량 순증 효과가 제한적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습니다. 그린벨트 해제 여부에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어 공급 확대라는 큰 목표는 같지만 세부 실행 방안은 교착 상태에 빠진 셈입니다. 수도권 지자체와 정부가 함께 참여하는 협의체 구성 등 실질적인 협력 방안이 시급해 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