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미 K3, 글로벌 AI 판도 흔들다
중국 AI 스타트업 문샷AI가 공개한 초대형 오픈웨이트 모델 '키미 K3'가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습니다. 매개변수 2조 8,000억 개에 달하는 K3는 오픈AI의 GPT-5.6과 앤트로픽의 클로드 페이블5를 제외한 대부분의 모델을 종합 성능에서 앞서는 것으로 평가받았습니다. 창업자 양즈린은 카네기멜론대 박사 출신으로 구글 브레인과 페이스북 AI 리서치를 거쳤으며, 애플의 파격적인 영입 제안을 뿌리치고 중국으로 돌아와 창업을 택한 인물입니다.
UC버클리의 이온 스토이카 교수는 미·중 AI 기술 격차가 과거 69개월에서 23개월 수준으로 크게 좁혀졌다고 진단했습니다. 알리바바의 '큐원 3.8 맥스'까지 잇따라 공개되면서 글로벌 상위 10개 모델 중 절반가량이 중국산으로 채워지는 양상이 나타났습니다.
공개 전략이 바꾼 게임의 규칙
K3의 진짜 위협은 성능만이 아니라 모델의 핵심 가중치를 외부에 개방한다는 점에 있습니다. 딥시크에서 시작된 흐름을 이어 문샷AI와 알리바바가 합류한 오픈웨이트 전략은, 각국 기업이 자체 서버에서 자사 데이터로 AI를 손쉽게 구축하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는 폐쇄형 API 전략을 고수하는 오픈AI와 앤트로픽과는 분명 다른 접근입니다.
저렴한 비용으로 고성능 모델을 활용할 수 있게 된 만큼, 글로벌 개발자와 기업이 중국산 AI를 중심으로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박스 CEO 애런 레비는 자동화할 수 있는 업무 범위를 크게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도 오픈 모델의 확산이 시장 전체에 이익이 된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규제 카드로 나선 미국, 속도전 앞둔 한국
이런 변화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운 곳은 미국입니다. 행정부 내 일부 각료들이 중국산 AI에 대한 사실상 금지령을 검토 중이며, 거래제한 명단 등재나 정부 조달 규정 적용이 구체적 대안으로 거론됩니다. 백악관 외부 AI 자문위원인 데이비드 색스는 이를 규제 포획으로 규정하며 폐쇄형 AI 기업들의 과점 강화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시장의 반응도 만만치 않습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한 달 만에 20% 폭락했고, SK하이닉스는 40% 넘게 빠졌습니다. 코스피는 6,500선까지 밀리며 올해만 38번째 사이드카가 발동됐습니다. 일각에서는 K3가 GPU보다 HBM 수요 확대에 더 기여할 것으로 분석하기도 했습니다.
한국은 2027년까지 5,300억 원을 투입해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1년 단위 예산 구조와 느린 행정 절차로는 글로벌 속도를 따라잡기 어렵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으며, 반도체-클라우드-모델-서비스를 잇는 풀스택 연합 구축이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