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기금리 고공행진에도 반도체주 '울상'
미국 정부가 장기 국채 바이백 규모를 두 배로 늘렸는데도, 30년물 국채 금리가 5.3%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습니다. 시장에서는 연준과의 공조 없이 단기적인 유동성 확대만으로는 금리 방향성을 바꾸기 어렵다는 인식이 커지면서, 오히려 재정 불안을 키우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이런 고금리 장기화 분위기 속에서 뉴욕 증시는 기술주 중심의 하락세를 보이며 3대 지수가 혼조세로 마감했습니다.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금융주 강세에 힘입어 소폭 상승했지만, S&P 500과 나스닥은 각각 0.28%, 0.77% 밀렸습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부진이 두드러졌는데, 엔비디아가 2.9%, 마이크론 테크놀로지가 5.8% 하락하며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를 2.7% 끌어내렸죠.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에 대한 경계감과 AI 데이터센터 전력 소모에 대한 미국 정치권 비판이 겹치면서 기술주 투자 심리가 크게 위축되었습니다.
투자자들 금융주·주주환원주로 분산 나서
고금리가 계속되면서 AI 기업들의 조달 비용 부담이 커지고 이익 전망도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증권가에서는 AI 관련주 비중을 줄이고 금융주나 주주환원 관련주로 포트폴리오를 분산해야 한다는 조언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한국투자증권은 반도체와 함께 보험·은행 등 금융주를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했는데요. 금융업종은 금리 상승 국면에서 방어력이 높고 주주환원 매력까지 갖추고 있어 매크로 충격에 상대적으로 강하다는 평가입니다. 하나증권도 금리 상승기에는 재무레버리지 비율을 높여 ROE를 개선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실제로 다우지수가 상승한 것도 금융주의 견조한 흐름이 뒷받침한 결과였고, 이는 시장 자금이 방어 업종으로 이동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잭슨홀 앞두고 국내 증시도 '긴장'
미국발 반도체 매도세는 국내 증시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한국 주식에 투자하는 MSCI 한국 ETF는 2.64% 하락했고, 코스피 야간선물도 1.7% 밀렸습니다. 신흥국 주식 전반을 추종하는 ETF 역시 1.5% 하락하며 전반적인 위축 기류가 감지되고 있습니다.
시장의 관심은 이제 8월 28일로 예정된 잭슨홀 심포지엄으로 쏠리고 있습니다. 연준의 정책 기조가 명확해지기 전까지는 변동성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국내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의 움직임이 지수 방향성을 결정짓는 핵심 변수가 될 전망입니다. 특히 DB금융투자는 반도체 영업이익 추정치가 정체된 상황에서 운송, 에너지, 조선, 기계 등 이익 추정치가 상향되고 있는 업종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고금리가 일상이 된 시장에서 수익률 방어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더욱 중요해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