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의 고리와 반발의 외침
미국과 이란 간의 긴장이 해상에서 새로운 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미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넘어 인도양에서 이란과 연계된 유조선 '티파니호'를 나포하며 해상 봉쇄 작전을 확대했습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포된 선박의 적재물을 두고 "좋지 않은 물건"이라 표현하며 중국의 개입 가능성을 암시하기도 했는데요. 미국 국방부는 국제 공해가 제재를 회피하는 피난처가 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봉쇄의 의지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에 맞서 이란은 강경하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소셜미디어를 통해 미국의 해상 봉쇄를 "명백한 전쟁 행위"이자 기존 휴전 합의 위반이라고 규탄했습니다. 그는 특히 상선을 나포하고 선원을 인질로 삼는 행위를 더욱 심각한 위반으로 지목하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즉각적인 개입을 촉구했습니다. 미국의 해상 봉쇄는 단순한 군사 작전을 넘어 이란 경제의 핵심 동맥을 조이는 전략적 압박으로 해석됩니다.
통행료 법안, 이란의 카운터펀치
미국의 압박에 맞서 이란은 자국의 해상 주권을 공고히 하는 법적 장치를 서둘러 마련하고 있습니다.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정책위원회는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이란의 주권 확립에 관한 법률'을 가결해 본회의 상정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 법안이 통과되면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모든 선박에 환경·보안 서비스 명목의 통행료를 징수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확보하게 됩니다.
법안의 내용은 매우 강경합니다. 이란과 적대적인 국가 소속 선박의 통행을 원천 금지할 수 있으며, 통과 허가를 받으려면 이란 당국과 사전 조율하고 통행료를 이란 리알화로 지불해야 합니다. 또한 해양 서류에 '페르시아만' 명칭을 사용하지 않으면 통행이 거부될 수 있습니다. 이는 세계 석유 수송의 3분의 1가량이 지나는 전략적 요충지에 대한 이란의 통제권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으로, 국제 해운계에 큰 파장을 예고하고 있습니다. 법안 위반 시 선박 나포와 화물 가치의 20% 몰수 같은 강력한 제재도 가능해져 갈등 위험이 한층 높아졌습니다.
협상 난항과 확산되는 긴장
이런 군사적, 법적 충돌은 본래의 외교적 해결 경로인 협상에도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습니다. 1차 협상이 결렬된 후 미국의 선박 나포는 협상 테이블에 앉기 전 해결해야 할 새로운 장애물로 떠올랐습니다. 이란 측은 미국의 해상 봉쇄가 해제되지 않는 한 협상 재개를 어렵게 보는 입장입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 전 대통령의 강압적 협상 방식과 이란의 고집스러운 협상 전략이 맞물리면서 합의점을 찾기 어려운 구조라고 지적합니다. 미국은 20년 이상의 우라늄 농축 중단 등을 요구하는 반면, 이란은 이같은 조건이 과도하다며 맞서고 있죠. 결국 현재의 위기는 단순한 군사 충돌을 넘어, 중동의 안보 질서와 국제 에너지 공급망의 안정성까지 위협할 잠재력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이 같은 팽팽한 긴장은 당분간 해소되기 어려워 보이며, 모든 관심은 양국이 다음 수를 어떻게 둘지에 쏠려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