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신 발견 뒤에도 이어진 의문들
제주에서 실종됐던 30대 여성 장미란 씨가 숨진 채 발견되면서 유족들의 슬픔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 씨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은 쉽게 풀리지 않고 있는데요. 경찰은 시신의 상태와 현장 정황을 근거로 자살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지만, 유족들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습니다. 특히 시신이 발견된 날 경찰이 피의자를 석방한 조치와, 실종 신고 당시 허위 보고가 있었던 점이 큰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장 씨의 남자친구는 인터뷰에서 장 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을 만큼 힘든 상황은 아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경찰은 목을 맨 상태였고 타살 혐의점은 발견되지 않았다는 입장입니다. 이런 가운데 실종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신고인과 연락이 닿았다고 거짓 보고를 하고 사건을 종결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초기 수색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습니다.
성인 실종은 왜 제대로 수색되지 않을까
장미란 씨 사건은 우리 사회 성인 실종 대응 체계의 허술함을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국내에서는 매년 약 7만 건의 성인 실종 신고가 접수되고, 그중 1,000명 이상이 숨진 채 발견되고 있지만 법적 뒷받침은 미흡한 실정입니다. 아동이나 치매 환자와 달리 성인은 DNA 등록이 어렵고, CCTV 확인을 위해서는 법원 영장이 필요해 초기 수색에 발이 묶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DNA 데이터베이스 등록 역시 성인은 자발적 신청조차 제대로 처리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반면 실종아동이나 치매 환자는 법적 근거가 있어 즉각적인 정보 대조가 가능합니다. CCTV 확인도 마찬가지인데요. 아동 등은 실종아동법에 따라 신속한 경로 확인이 가능하지만, 일반 성인은 영장 없이는 기록 열람이 불가능해 사건 초기에 귀중한 시간을 놓치게 됩니다.
위험도를 먼저 보는 제도가 필요합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실종자의 나이가 아닌 처한 위험도를 기준으로 삼는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미국 일리노이주는 범죄나 질병 등으로 위험하다고 판단되면 '고위험 실종자'로 분류해 즉각 대응하고, 일본 역시 자살 우려가 있는 경우 '특이행방불명자'로 지정해 적극적으로 수사합니다.
영국과 독일, 미국 등에서는 가족이 제공한 DNA를 국가 데이터베이스에 등록해 신원미상 유해와 대조하는 제도가 이미 자리 잡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실종자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서는 위험도 중심의 체계적인 법과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장미란 씨 사건이 더 이상 반복되지 않도록, 성인 실종에 대한 사회적 인식과 제도적 기반이 함께 바뀌어야 할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