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을 비운 플래그십
제네시스가 인천 영종도에서 'GV90 테크 데이'를 열고 초대형 전기 SUV GV90 네오룬의 개발 과정을 공개했습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앞뒤 문이 마주 열리는 '네오룬 아치 게이트'인데요. B필러를 없앤 대신 70kg에 달하는 뒷문이 앞문과 부딪히지 않도록 '듀얼 모션 힌지'를 적용했습니다. 산업용 로봇에 쓰이는 리니어 모션 가이드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문을 바깥으로 밀어낸 뒤 회전시키는 방식입니다. 개발진은 대학 기구학 교재와 가구 박람회까지 찾아다녔다고 합니다.
천장까지 번진 안전 설계
B필러가 사라지면 차체 강성은 숙제로 남습니다. 제네시스는 A필러부터 루프까지 고강도 스틸 튜브를 넣은 '히든 롤케이지'로 이를 보완했고, 자체 시험에서 지붕이 14톤포스 이상의 하중을 견뎠습니다. 측면 충돌 시에는 최소 320mm의 생존 공간을 확보했다는 설명입니다. 전복 상황을 겨냥한 세계 최초 루프 에어백도 눈길을 끕니다. 1.4m 길이로 천장을 따라 0.08초 만에 펼쳐지는 구조인데, 180도 전복 시험과 실차 40대, 에어백 단품 300회 이상의 평가를 거쳤습니다.
달항아리와 온돌, 그리고 실적
디자인은 한국 전통 달항아리에서 출발했습니다. 레이저로 빛이 나는 부분만 남긴 헤드램프와 천연 나무·돌·울 캐시미어 소재, 온돌에서 착안한 복사열 난방과 우드 플로어가 적용됐습니다. 플래그십 전용 eMP 플랫폼과 72% 알루미늄 차체도 주행성과 공간 활용을 함께 겨냥한 부분입니다. 사업 환경도 주목됩니다. 현대차는 2026년 3분기 매출 45조1102억원으로 전년 대비 3.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2조6772억원으로 5.5% 늘었습니다. 미국 앨라배마 공장에 약 6000억원을 투자해 관세 부담을 낮추려는 전략도 내놨습니다. GV90이 프리미엄 전동화 시장에서 어떤 성적표를 낼지가 다음 관전 포인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