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조 원 빚투와 쏠림 현상의 경고
최근 주식 시장의 높은 변동성 속에서 빚을 내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현상이 가계 재무건전성을 위협하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6일 제3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를 주재하며 과도한 레버리지 투자가 가계의 재무 건전성을 심각하게 훼손할 수 있다고 강하게 경고했습니다.
실제로 관련 지표는 빠르게 악화되고 있습니다. 신용융자 잔액은 6개월 만에 10조 원 가까이 증가했고,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도 7배 이상 급증했습니다. 신용융자 잔액은 지난해 말 27조 3천억 원에서 올해 6월 말 37조 3천억 원으로 불어났으며, 미수거래로 인한 일평균 반대매매 금액 역시 지난해 말 71억 원에서 지난달 527억 원으로 치솟았습니다. 이는 개인투자자들이 레버리지를 활용한 공격적인 투자에 나서면서도 시장 변동성을 감내하지 못하고 강제 처분당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뜻입니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 과열 양상
문제는 특정 상품으로의 쏠림 현상이 시장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5월 말 상장된 삼성전자와 하이닉스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가 대표적인데요. 상장 이후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면서 시장 왜곡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에 한 달이 채 안 되는 기간에 8조 9천억 원을 순매수하며 매매회전율을 105% 이상으로 끌어올렸습니다. 이 기간 하루 평균 거래대금은 9조 6천억 원에 달했고, 전체 순매수의 92%가 개인 매수로 이루어졌습니다. 이렇게 특정 종목에 레버리지를 건 자금이 몰리면 주가가 정상적인 가치를 벗어나 움직일 수 있고, 추락 시에는 연쇄적인 반대매매로 이어져 개인 투자자의 손실을 키우는 악순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금융사의 '리스크 관리자' 역할 강조
이에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의 책임을 강화하고 시장 모니터링을 대폭 늘리기로 했습니다. 금감원은 금융회사가 단순한 상품 판매자가 아닌 고객 자산의 리스크 관리자로서 책임을 다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레버리지 투자의 구조와 위험성을 충실히 설명하도록 하고, 빚투를 부추기는 불건전 영업 관행을 근절하라고 주문했습니다. 또한 단일종목 레버리지 ETF를 둘러싼 운용사의 과도한 마케팅 여부도 집중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이번 협의회에서는 빚투 문제 외에도 다양한 금융소비자 보호 현안이 논의되었습니다. 보험상품의 제3자 리스크 관리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AI 확산에 따른 정보도용 및 해킹 사고에 대비해 금융회사의 내부통제를 강화하기로 했습니다. 또한 챗GPT 유료 멤버십 부정결제 등을 막기 위해 카드사와 여신금융협회가 참여하는 전담 태스크포스도 운영될 예정입니다. 금감원은 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서도 신속하고 엄정하게 단속하며 자본시장의 건전성을 지키겠다는 입장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