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명 피해 속 전자부품 공급망도 멈췄다
필리핀 민다나오 지역을 강타한 규모 7.8의 지진이 인명과 재산에 막대한 피해를 남겼습니다. 13명이 숨지고 480명이 다쳤으며, 실종자까지 발생하는 등 참혹한 상황입니다. 특히 가옥 2,400채가 파손되고 117채는 완전히 무너지면서 수많은 주민이 하루아침에 집을 잃었는데요. 이는 1976년 규모 8.1의 대지진 이후 가장 강력한 여진으로 기록되었습니다.
비극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규모 6.7의 추가 지진이 이어지면서 주민들의 불안감은 커졌고, 이번 사태는 필리핀 남부의 산업 시설에도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이번 지진은 단순한 자연재난을 넘어 글로벌 전자부품 공급망의 핵심 고리를 흔들고 있습니다. 무라타제작소와 삼성전기의 현지 공장이 동시에 타격을 입으면서 말입니다.
MLCC 생산 차질이 던지는 파장
세계 최대 MLCC 제조사인 무라타제작소의 루손섬 바탕가스 공장은 이번 지진으로 직접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 공장은 무라타 전체 MLCC 생산량의 15%를 차지하며, 특히 차량용 고성능 제품의 경우 브랜드 전체 생산량의 40%를 책임지는 핵심 기지였습니다. 정밀 장비의 위치 이탈로 인해 설비 교정과 안전 점검에 최소 1~2주가 소요될 것으로 보입니다.
삼성전기의 칼람바 공장 역시 대규모 장비 파손은 피했지만, 교통 마비와 사내 안전 점검 등으로 생산라인 가동률이 급감했습니다. 두 업체의 생산 차질로 세계 MLCC 전체 공급량이 10~15% 줄어들었으며, 고성능 차량용 제품은 최대 30%까지 공급 부족이 우려됩니다. 이에 따라 글로벌 납품 주기가 길어지고 현물 가격 상승 압력도 커지고 있습니다.
공급망 리스크와 기회가 엇갈리는 지점
과거 2022년 필리핀 지진 때도 MLCC 가격이 13개월간 1015% 상승한 전례가 있습니다. 이번에도 중고급 제품을 중심으로 비슷한 가격 추세가 나타날 가능성이 큰데요. 제조업체들은 재고 확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으며, 공급 불확실성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입니다.
한편, 이번 사태가 오히려 공급망 다변화의 속도를 내는 계기가 될 수도 있습니다. 일각에서는 이번 위기가 해외 고성능 제품의 생산 공백을 메우려는 중국 MLCC 업체들의 대체 속도를 높이는 출발점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자연재해로 드러난 공급망 취약성이 중장기적인 산업 지도 재편의 마중물이 될지, 피해 지역의 조속한 복구와 함께 주목해봐야 할 부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