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년보다 한 달 빠른 유행
2026~2027절기 독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질병관리청은 지난 9월 11일 인플루엔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는데요, 예년보다 한 달 이상 앞선 겁니다. 36주차 기준 외래환자 1,000명당 의사환자 분율은 전국 25.3명, 서울 26.3명으로 유행 기준인 12.9명을 두 배 가까이 웃돌았습니다.
강원도는 더 가파릅니다. 도내 의사환자 수가 8월 첫째 주 3.8명에서 9월 첫째 주 24.1명으로 한 달 만에 여섯 배 넘게 뛰었습니다. 부산에서는 7~12세 어린이 환자가 특히 빠르게 늘고 있고요. 65세 이상 고령층이 전체 입원 환자의 60%를 차지할 만큼 중증화 위험도 함께 커진 상태입니다.
접종 일정, 얼마나 앞당겨졌나
정부와 지자체는 접종 시계를 앞으로 당겼습니다. 어린이는 기존 9월 28일에서 일주일 앞당긴 9월 21일부터 접종을 시작합니다. 접종 횟수와 상관없이 생후 6개월에서 14세까지가 대상이고, 이번 절기에는 지원 연령이 13세에서 14세로 한 살 확대됐습니다. 임신부도 같은 날부터 맞을 수 있습니다.
어르신은 연령별로 36일씩 조정됐습니다. 75세 이상은 10월 6일, 7074세는 10월 12일, 65~69세는 10월 15일부터 순차 접종합니다. 고위험군과 요양시설 입소자는 10월 6일부터 접종이 가능하고, 65세 이상은 코로나19 백신과 같은 날 동시 접종도 할 수 있습니다. 주소지와 상관없이 가까운 보건소나 위탁의료기관에서 맞을 수 있다는 점도 기억해 둘 만합니다.
곳곳에서 드러난 백신 품귀
문제는 공급입니다. 질병관리청은 1,233만 도즈를 확보했다고 밝혔지만, 이번 절기에는 백신주가 모두 바뀌면서 생산수율이 떨어졌습니다. 전체 물량이 지난해보다 약 400만 도즈 줄었고, 질병청은 37만 도즈를 추가 확보하고 출하승인 일정을 2주 앞당겼습니다.
그런데도 현장 사정은 녹록지 않습니다. 유통 플랫폼의 출고 가능일이 9월 28일로 밀리면서 21일 시작되는 국가예방접종 일정과 어긋났고, 추석 연휴까지 겹쳤습니다. 일부 도매상이 물량을 쥐고 있으면서 도즈당 가격은 1만 원대에서 1만 3,000~1만 5,000원으로 올랐습니다.
의료계는 물량 부족보다 유통 구조의 문제를 지적합니다. 최용재 대한소아청소년병원협회 회장은 보건소 승인을 거쳐 위탁의료기관 간 백신을 옮기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하자고 제안했습니다. 유행은 이미 시작됐는데 백신이 제때 도착하지 않는다면, 고위험군 보호라는 목표 자체가 흔들릴 수밖에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