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복절에 공개된 특별한 4분 영상
제81주년 광복절을 맞아 배우 송혜교와 성신여대 서경덕 교수가 뜻깊은 프로젝트를 선보였습니다. 두 사람은 여성 독립운동가 박자혜 지사의 삶을 담은 4분짜리 다국어 영상을 제작해 국내외에 공개했는데요. 한국어와 영어 내레이션을 입혀 전 세계 누리꾼이 쉽게 접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박자혜 지사는 1919년 조선총독부의원 간호사로 근무하던 시절, 3·1운동 부상자들을 치료하며 민족의 현실을 깨달았습니다. 이후 간호사들의 독립운동 조직인 '간우회'를 결성하고 본격적인 투쟁에 나섰는데요. 서 교수는 이번 영상이 잊혀가는 여성 독립운동가를 재조명하는 일곱 번째 시리즈라고 설명했습니다. 정정화, 윤희순, 김마리아 등에 이어 박자혜의 이름을 세상에 다시 부각한 셈입니다.
조선의 마지막 궁녀에서 독립운동가까지
박자혜 지사의 삶은 한 편의 드라마처럼 험난했습니다. 어린 시절 궁에 들어가 조선의 마지막 궁녀로 지내던 그는 1910년 궁을 나온 뒤 신식 교육을 받으며 조산사와 간호사로 성장했습니다. 3·1운동을 계기로 깨어난 민족의식은 그를 단순한 의료인에서 독립운동가로 변모시켰습니다.
그는 중국으로 망명해 단재 신채호 선생과 결혼하며 동지로서 고난을 함께했습니다. 귀국 후에는 나석주 의사의 의거를 배후에서 지원하는 등 목숨을 건 투쟁을 이어갔습니다. 그러나 일제의 집요한 감시로 산파원까지 닫아야 했고, 극심한 생활고 속에서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결국 남편의 옥중 순국과 자녀의 죽음이라는 비극을 겪은 그는 단칸방에서 홀로 쓸쓸히 생을 마감했습니다.
15년 이어온 역사 알리기
송혜교와 서경덕 교수의 인연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 15년간 두 사람은 전 세계 40곳의 대한민국 독립운동 유적지에 한국어 안내서와 한글 간판, 독립운동가 부조작품 등을 기증해 왔습니다. 이번 영상 역시 서 교수가 기획하고 송혜교가 후원하며 그 의미를 더했습니다.
서 교수는 앞으로도 더 많은 여성 독립운동가를 알리는 시리즈 영상을 지속적으로 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사실 역사 교과서에서 쉽게 접하기 어려운 이들의 희생을 다시 기억하게 하는 일은 단순한 과거의 복각이 아닙니다. 잊혀진 이름에 숨결을 불어넣는 작업은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무게를 되새기는 과정이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