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선거 앞둔 대형 발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알래스카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1314일 트루스소셜과 알래스카 와실라 유세에서 한국이 500억 달러(약 67조 원)를 투자한다고 거듭 강조한 겁니다. 대만은 44억 달러 지분 투자와 향후 20년간 물량의 30%에 해당하는 700억800억 달러 구매를 약정했다고 밝혔고, 일본은 뉴욕주에 210억 달러 규모 반도체 공장을 짓는다는 내용도 함께 공개했습니다.
발표 시점이 주목됩니다. 중간선거를 약 20일 앞두고 공화당 강세 지역인 알래스카를 겨냥한 정치적 카드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트럼프는 "모든 인허가를 확보했고 오늘 밤이라도 착공할 수 있다"며 실행 가능성을 강조했습니다.
확정되지 않은 숫자들
문제는 이 금액들이 아직 확정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우리 정부는 알래스카 투자가 결정된 바 없으며 상업적 합리성을 우선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의회 승인 절차도 남아 있습니다. 대만 역시 중유공사(CPC)가 맺은 계약은 법적 구속력이 없는 예비 단계로, 최종 서명은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사업 자체의 경제성도 변수입니다. 알래스카가스관개발공사(AGDC) 전 재무책임자 브루스 탠지먼은 10년 전 440억 달러였던 총사업비가 현재 700억~750억 달러로 뛸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캐나다 키티맷 LNG 사업의 건설비가 2.3배로 오른 사례를 근거로 들었습니다. 알래스카 재정만으로는 감당이 어려워 외부 투자자가 전체 건설비의 최소 90%를 대야 한다는 게 그의 진단입니다.
남은 쟁점과 전망
기후 부담도 도마에 올랐습니다. 알래스카 LNG는 1,300km 가스관을 거쳐 연간 7,700만 톤의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다는 추산이 나옵니다. 미국은 20년 이상 장기 구매계약과 '테이크 오어 페이' 조항을 요구하고 있어, 가스를 쓰지 않아도 대금을 내야 하는 구조가 탄소 고착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그린란드 건도 논란입니다. 트럼프는 대규모 석유·가스·광물 탐사가 곧 시작된다고 했지만, 그린란드 정부는 "실제 생산까지 수년이 걸린다"며 선을 그었습니다. 결국 이번 발표는 실제 계약이라기보다 선거를 앞둔 성과 홍보에 가깝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한국과 대만 모두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굳히는 가운데, 트럼프가 실제 이행을 요구하며 압박 수위를 높일지가 관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