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멈추지 않는 포성
태국과 캄보디아 국경에서 포성이 멈추지 않고 있습니다. 지난 2주 넘게 이어진 무력 충돌로 양국에서 40명 이상이 사망했고, 90만 명이 넘는 주민이 집을 떠나야 했습니다. 이번 충돌은 지난 10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중재로 체결된 휴전 협정이 깨지면서 시작됐습니다. 양측은 서로 상대방이 먼저 공격했다고 주장하며 맞대응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은 22일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에서 특별 외교장관회의를 열고 양국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습니다. 미국과 중국도 각각 태국과 캄보디아에 휴전을 촉구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 역시 아세안의 노력을 평가하며 양국이 조속히 대화를 통해 평화적 해결을 이루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100년 갈등의 뿌리
태국과 캄보디아의 국경 분쟁은 1907년 프랑스-시암 조약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프랑스는 캄보디아를 식민지로 두고 있었고, 태국(당시 시암)과의 국경선을 획정했습니다. 그러나 이 조약은 지형을 기준으로 한 모호한 경계를 남겼고, 특히 프레아 비헤아르 사원 일대는 영유권 분쟁의 불씨가 되었습니다. 1962년 국제사법재판소는 사원 소유권을 캄보디아에 판결했지만, 주변 지역에 대한 분쟁은 지속됐습니다.
올해 들어 5월과 7월에도 양국은 국경에서 충돌을 벌였고, 7월 닷새간의 교전으로만 48명이 숨지고 30만 명이 넘는 피난민이 발생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중재로 10월 휴전 협정이 맺어졌지만, 불과 두 달 만에 다시 포성이 울리기 시작한 것입니다. 휴전 협정은 미국의 정치적 중재에 의한 성급한 합의였고, 실질적인 이행 방안이 부족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휴전 회담, 이번엔 가능할까
양국은 24일 태국 동부 찬타부리주 국경 일대에서 추가 회담을 열기로 합의했습니다. 이번 회담에서는 휴전 이행 절차와 검증 방안 등을 구체적으로 논의할 예정입니다. 태국 측은 캄보디아가 확고한 약속을 하고 지뢰 제거 계획을 포함한 진정한 휴전을 원한다는 입장입니다. 캄보디아 측은 태국의 공습 중단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아세안은 말레이시아를 중심으로 중재 역할을 강화하고 있으며, 중국도 덩시쥔 특사를 파견하는 등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거에도 여러 차례 휴전 협상이 결렬된 만큼, 이번 회담이 성공하려면 신뢰 구축이 핵심입니다. 국제사회는 양국의 대화가 실질적인 평화로 이어지길 기대하지만, 여전히 불씨는 남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