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배 이후의 자세, 한일 감독의 극명한 대조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최악의 성적을 남긴 홍명보 전 한국 감독이 불명예스럽게 귀국했습니다. 인천공항에는 수백 명의 팬들이 몰려 거센 야유를 쏟아냈는데요. 홍 전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주머니에 손을 찌른 채 빠르게 현장을 벗어났습니다. 사퇴 기자회견 역시 입장문만 읽은 뒤 질의응답 없이 퇴장하는 방식으로 마무리되어 팬들의 분노를 더욱 키웠습니다.
반면 같은 무대를 마친 일본의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은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였습니다. 브라질전 패배 후 관중석을 찾아 90도로 깊이 허리를 숙이며 눈물로 사죄했고, ESPN 등 글로벌 매체에서도 품격 있는 리더십으로 호평받았습니다. 홍명보 전 감독의 태도가 단순한 성적 부진을 넘어 팬들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하게 만들었습니다. 박문성 해설위원마저 SNS에 일본 감독의 인사 사진을 올리며 그런 예의가 그렇게 어렵냐고 지적할 정도였죠.
한국 축구의 뿌리 깊은 구조적 문제
이번 사태는 감독 한 명의 문제로만 보기엔 무겁습니다. 정몽규 대한축구협회장 역시 퇴진을 예고했고, 이재명 대통령은 SNS를 통해 능력보다 인맥과 편애가 앞선 인사 시스템의 실패였다고 직접 비판했습니다. 영국 BBC도 한국 축구를 향해 축구를 모르는 한 사람의 변덕에 좌우되고 있다며 일본의 체계적인 장기 비전과 극명하게 대조되는 현실을 꼬집었습니다.
이번 탈락은 감독 한 명의 실패가 아니라, 투명하지 못한 인사 시스템과 협회 운영의 붕괴가 빚어낸 결과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특히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의 위법성을 수사해 온 경찰이 2년간 공회전을 거치다 최근 들어 적극 수사로 전환한 점도 이러한 여론을 반영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중국 매체는 한국 팬들의 분노가 지나치다며, 시스템의 붕괴를 한 사람에게 떠넘기는 경향이 있다고 냉정한 시선을 던지기도 했습니다.
후임 찾아야 할 대한축구협회, 개혁의 기로에 서다
감독과 협회장이 동시에 자리를 비우면서 한국 축구는 전례 없는 공백기에 접어들었습니다. 2027년 1월 아시안컵이 6개월도 채 남지 않은 상황에서 후임 감독 선임은 시급한 과제입니다. 현재 이정효 수원삼성 감독과 윤정환 인천 유나이티드 감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되고 있는데요. 이정효 감독은 현대적인 전술과 리더십으로, 윤정환 감독은 풍부한 경험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하지만 토종 감독들의 연이은 실패를 경험한 팬들 사이에서는 외국인 감독 선임을 바라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습니다. 거기다 협회장마저 공석이 되면서 인사와 조직 개편이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감독과 협회장이 동시에 공석이 된 지금, 한국 축구는 전술이 아닌 시스템을 다시 세워야 하는 중대한 전환점에 놓여 있습니다. 월드컵의 고통을 단순한 비난으로 끝낼 것인지, 아니면 일본처럼 장기적인 비전을 세우는 계기로 삼을 것인지 선택은 이제 대한축구협회와 우리 모두의 몫입니다.